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사람들이 주식 데이터 전광판이 달린 보행교 위를 걷는 모습.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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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發) 위기가 최근 고공비행하는 원자재 값을 낮출 수 있을까. 최근 중국에선 소매 판매 부진, 소비자·생산자 물가지수 하락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까지 연달아 터졌다. '큰손' 중국 경제의 심상찮은 신호에 지난주 이후 국제유가가 한풀 꺾이고, 주요 금속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원자재 수요도 둔화할 거란 분석이 나와서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4.4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34달러(0.4%) 하락했다. 이달 초까지 급등세가 이어지며 87.55달러(9일)로 정점을 찍었지만, 그 후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도 지난주 2.3% 떨어지면서 8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국내서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현물 가격도 이달 들어 배럴당 90달러 턱밑까지 갔지만 86달러대로 내려오며 한풀 꺾였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이번 주 원유 시장은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 지속, 이란발 공급 증가 영향 등으로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중국의 원유·석유제품 수요는 향후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공사 측은 "중국이 올해 들어 원유를 대규모 수입했지만, 내수 부진·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하반기 경유 수요가 2분기 대비 하루 15만 배럴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경기 수원시의 한 주유소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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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22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주요 광물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구리(-2.2%)·아연(-6.6%)·니켈(-3.4%) 등 주요 광물 평균 가격이 전주 대비 뚜렷한 하향세를 나타냈다. 광해광업공단 측은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미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위험 자산 기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비철금속의 하방 압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니켈 시세(t당 1만9827달러)는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2만 달러 선을 밑돌았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원자재 시세가 안정되면 국내 수입 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감산 이슈가 살아있는 데다, 달러화 가치 하락이나 중국 등의 경기 부양 의지도 가격을 밀어 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우라늄·철광석 등의 일부 원자재 가격은 공급 차질 문제로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중국 문제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 경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 3가지가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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