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에도 추진했던 남북대화”
“퇴행 넘어 역사에 대한 쿠데타나 다를 바 없다”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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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정부가 80여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수준의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편협한 인식과 독단이 근원”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라는 헌법 제66조를 언급하며 “헌법적 사명을 포기하고 부정한다는 선언”이라며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못된 일탈의 연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통일부에 대한 ‘대북지원부’라는 비판에 대해 “팩트없는 ‘자기암시’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는 대북 지원이 통일부의 주요 사업도 아니었고, 대통령이 그토록 흔적을 지우고 싶어 하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대북지원은 이전 정부와 비교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신임 장관은 사실상 우익 가짜뉴스의 유사 생산자였다고까지 비판받아 왔다. 대북정책과 정보를 사적 이익과 수익 창출에 이용해 왔다고도 한다”며 “이쯤 되면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포해 온 내용 또한 외교와 대북정책을 위험에 빠뜨릴 극우적 주장이 다수였다고 한다”며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불안정한 상황 관리에 필요한 자세와 능력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우려만 커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통일부 축소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관리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남겨두지 않는 것”이라며 “길을 뚫고 길을 만들어야 할 때 아예 걸음을 옮길 두 발 중 한 발등을, 제 발등을 찍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은 “대선 과정의 통일부 폐지론부터 지금의 통일부 축소까지, 통일부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없애버리겠다는 것은 퇴행을 넘어 역사에 대한 쿠데타나 다를 바 없다”며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도 남북대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부에 대화와 교류·협력 업무가 강화된 것도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이었다”며 “그 극단적 적대의 시절,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에도 대화는 진행됐다. 경제를 위해 기본적 평화는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가진 유일한 기회,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가 주목했던 평화성장의 가능성을 왜 유독 윤석열 정권만 없애려 혈안인가”라며 “냉전의 한계 속에서 북은 그렇다 치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고 짚었다.
이 전 장관은 통일부를 때린다고 한반도 정세 관리능력을 상실한 무능을 덮을 수는 없다“며 ”북한의 도발도 문제지만, 이렇게까지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은 대중·대러 외교의 실패 역시 방증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통일부를 희생양 삼는다고 그 책임을 면제받을 수는 없다”며 “관료 사회를 확실히 장악하고 다가올 총선에 대비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라는 근본적 본분을 잊은 윤석열 정부도 문제지만, 북의 군사적 도발과 무기 실험이 남북을 군사주의 대결로 몰아가는 것도 사실”이라며 북한의 대화 복귀도 촉구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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