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전문가 “경제적 손실에도 서방에 호응”
중국 드론업체 DJI 직원이 드론을 테스트 비행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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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이 다음달부터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드론 수출을 통제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고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라는 서방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SCMP는 1일 국방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드론을 수입하기 위해 외국 공급 업체에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드론 수출 통제는 필연적으로 중국 기업에 손실을 초래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정부는 9월 1일부터 특정 종류의 드론·엔진·적외선 영상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드론을 군사용 목적으로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판매하고 있는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비판 속에 이뤄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가 만든 민간용 드론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카오의 군사 분석가 안토니 웡 통은 “중국산 드론이 러시아에 수출됐다고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의 제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타협한 것”이라며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중립적 입장을 분명히 보여줘야 하는 상황”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에 본부를 둔 위안완 군사과학기술 싱크탱크의 저우첸밍 연구원은 “드론 수출 제한은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으로 볼 수 있다”면서 “베이징은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이상 손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는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도 러시아 군에 무기를 공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전쟁이 지속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실제로는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드론 등 장비를 공급해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상무부는 DJI를 비롯한 민간 드론 회사들이 분쟁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히며 “미국 정부가 중국 드론 수출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미국 국가정보국(DNI)가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은 러시아가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고 있으며 아마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사용할 군사 및 이중 용도 기술을 모스크바에 제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러시아는 드론 및 기타 장비에 약 5억6270만달러를 지출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1160만달러를 지출했다. 러시아의 수입액은 1년 새 56.6% 증가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수입액은 46.2% 감소했다. 중국은 국제 드론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다.
니 르시옹 상하이정법대학 정치학 교수는 “중국은 책임있는 강대국임을 보여주기 위해 경제적 이익을 희생할 용의가 있음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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