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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디지털 세상 읽기] 할리우드 배우 파업, 인플루언서의 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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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이번 여름 할리우드에서는 ‘바비’ ‘오펜하이머’ 같은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영화·드라마 작가에 이어 배우 노조가 파업에 동참하며 할리우드는 63년 만에 첫 동반 파업 중이다. 노조 방침에 따르면 이미 촬영한 영화가 개봉하는 것은 막을 수 없어도 이를 위한 홍보 활동에 배우가 참여하는 것은 금지된다.

디지털 환경에 따라 할리우드도 급변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장 큰 변수다. 이런 변화가 작가와 배우들에게 불리한 환경을 만들었고, 더욱이 AI의 등장으로 이들의 입지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와 배우들은 대규모 파업을 통해 유리한 계약 조건을 만들어내겠다는 다짐이다.

이 과정에서 엉뚱한 피해자가 생겼다. 틱톡·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다. 수천만 팔로워를 거느린 이들은 자기 채널에서 영화를 홍보하면서 돈을 벌어왔다. 하지만 배우 노조는 이들이 파업한 배우들의 홍보를 대신해서 영화사에 숨 쉴 틈을 줄 것을 우려, “파업 기간 중 할리우드 영화 홍보를 해준 인플루언서들은 앞으로 우리 노조에 가입이 금지된다”라고 경고했다.

인플루언서들 상당수는 노조원이 아니다. 하지만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영화 홍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미국 젊은 세대가 노조에 호의적이기 때문에 파업을 방해하는 사람으로 비판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도 언젠가는 디지털 플랫폼을 벗어나 진짜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 때문이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고는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플랫폼 최고의 스타들도 할리우드 스타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당장의 수입 때문에 할리우드 진출 꿈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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