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구순연에서 김 목사와 부인 트루디 여사가 손을 잡고 박영규씨가 부르는 '마이 웨이'를 듣고 있다. /김한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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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의 구순(九旬)을 맞아 25일 낮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구순연이 열렸다. 김 목사는 6·25 전쟁 당시 미군 부대의 허드렛일을 돕는 ‘하우스 보이’로 일하다 미군 상사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마친 후 세계 침례교를 대표하는 목회자로 활동한 입지전적 인물. 1973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여의도 전도대회에서 열정적으로 통역하는 모습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으며 박정희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었다.
이날 구순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이상득 전 의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명환 전 외무부 장관,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의원,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남경필 전 경기도 지사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예배와 식사, 축하연 순서로 진행됐다.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목사님이 모세처럼 120세까지 장수하셔서 귀한 결실을 더 이루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하연에서 참석자들은 김 목사와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김윤옥 여사는 “199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행사장에서 김 목사님을 처음 만났다”며 “(남편이 수감된 동안) 매일같이 성경 말씀을 주셔서 그 말씀을 붙들고 견뎌냈다”고 말했다.
가수 윤형주씨는 “아버지와 저, 둘째딸까지 저희 집안은 3대째 37년간 극동방송에 방송 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조영남씨는 육군본부 상병 시절부터의 인연을 설명하며 “목사님이 빌리 그래함 목사님 전도대회에서 노래 부르게 해주시고 미국 신학교까지 보내주셨다”며 “신학교 졸업까지는 잘 했는데, 그 후로 탕자가 됐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이어 “탕자가 된 저를 받아주신 목사님이 고마워서 한 곡 선물하겠다”며 직접 피아노를 치며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열창했다. 탤런트 겸 가수 박영규씨는 1973년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를 ‘구경’하면서 김 목사에 대해 강한 인상을 가졌다며 “50년간 인연이 없었는데 6개월 전 목사님을 우연히 만나 신앙도 갖게 되고 목사님을 따라다니며 찬양 봉사도 하고 있다”며 “목사님의 인생을 담은 것 같은 노래”라며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열창했다. 사회자가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부탁하자 김 목사는 “감사드립니다. 바쁘실 텐데 끝마치고 빨리 가세요”라며 ‘쿨’하게 행사를 마무리지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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