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사노동조합이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교사의 일기장 일부를 공개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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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고인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불러 조사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숨진 이 학교 1학년 교사 A(24) 씨가 담임을 맡은 학급의 학부모 일부를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빌딩에서 열린 교육부-교사노동조합연맹 교사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한 참석자의 책상 위에 서이초 담당교사 A씨의 스승, 지인 등이 작성한 추모 메시지가 놓여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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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숨진 후 교사 커뮤니티 등에선 A 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 이마를 긋는 일이 발생했고, 이 일과 관련해 고인이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에 경찰 조사를 받은 학부모는 '연필 사건'의 양측 당사자로 알려졌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 일과 관련한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를 수십통 걸었고, 고인이 방학 후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서이초 교사 60여명 전원을 상대로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 A 씨와 친한 동료 교사들을 불러 한 차례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경찰은 유족에게 고인의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를 제출받아 포렌식할 방침이다.
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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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A 씨의 일기장에는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어려움을 언급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전날 "유족 동의를 받아 고인 일기장 중 내용 일부를 공개한다"며 A 씨 생전 일기장 일부를 공개했다. 고인이 숨지기 약 2주전인 지난 3일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였다.
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들이 고인이 된 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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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일기에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 OO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고 썼다. 이어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고 쓰였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측은 '난리' 앞에 쓴 글자 'OO'을 학생 이름으로 추정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전국 교사들의 목소리에 교육당국이 응답하길 바란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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