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에서 제공하는 아바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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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유행이 지났지만 여전히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메타버스 분야가 있다. 바로 아바타다. 아바타는 가상세계에서 나를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 '버추얼 유튜버'의 분신으로 많은 유튜버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하이퍼(Hyper)라는 아바타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로부터 360만달러(약 45억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투 시그마 벤처스가 리드했으며 게임, 엔터 분야에 많이 투자하는 메이커스 펀드가 투자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아마존의 초기 투자 펀드인 알렉사 펀드와 버추얼 휴먼 릴 미켈라를 만든 브루드의 창업자 트레버 맥페드리가 투자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애니메이션풍의 아바타를 만드는 회사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서 아바타를 생성하고 챗GPT를 기술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의 2021년 배치에 참여했다.
삼성넥스트가 투자한 아바타 스타트업 레디플레이어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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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응 하이퍼 CEO 겸 창업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바타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은 아바타 스타트업은 하이퍼뿐만이 아니다. 아바타 스타트업 지니(Genie)는 지난해 4월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으면서 10억달러 기업가치의 회사가 됐다. 실버레이크와 NEA 같은 유명 회사들의 투자를 받았다. 크로스 플랫폼 아바타를 만드는 레디플레이어미(Ready Platyer Me)는 지난해 8월 5600만달러 투자를 a16z 등으로부터 받았다. 레디플레이어미에 투자한 회사 중에는 로블록스, 트위치 창업자도 있다. 삼성넥스트도 레디플레이어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해 8월 AI 아바타 스타트업 '알터(Alter)'를 1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페이스모지'라는 이름으로 시작해서 3D 아바타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회사의 CEO 는 하이퍼에 초기 투자를 하기도 했다. 과거 아바타 기업들이 투자받는 것은 '메타버스'에서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이 아바타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아바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웹3.0 이 유행일 때는 대체불가토큰(NFT) 발행에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 아바타의 관심이 돌아오는 모습이다. 특히 버추얼 유튜버로 불리는 1인 방송 크리에이터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하이퍼가 만드는 만화풍의 아바타는 버추얼 유튜버가 1차 고객이다. 버추얼 유튜버들이 쉽게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버추얼 유튜버들은 실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방송을 한다. 하지만 실제 사람이 짓는 표정이나 행동이 아바타에 그대로 나타난다. 실시간으로 아바타와 사람이 연동되는 것.
버추얼 유튜버들이 실시간 방송이나 콘텐츠 제작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VR플랫폼 VR챗에도 아바타는 많이 사용된다. 레디플레이어미 같은 3D 아바타 제작회사는 VR챗, 스페이셜 등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바타를 제공한다.
한국의 대표적 메타버스 회사인 제페토도 버추얼 유튜버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11일 애니메이션 아바타를 내놓으면서 2조8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버추얼 유튜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실체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는 메타버스와 달리 버추얼 유튜버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버추얼 유튜버 전문기업 두 곳이 상장했고, 미국에서도 트위치를 중심으로 버추얼 유튜버 방송이 늘고 있다. 트위치 인기 버튜버는 폴로어만 100만명이 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이세계아이돌'이라는 6인조 버추얼 유튜버가 공개한 음원이 차트에 오르기도 하고, 이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웹툰과 이모티콘이 카카오를 통해서 공개되기도 했다. K팝 버추얼아이돌로 데뷔한 '플레이브'는 팬카페 회원 수가 3만명이 넘었다. 유명 버추얼 유튜버는 1년에 수억 원씩 수입이 생기기도 하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기도 한다. 무엇보다 얼굴 공개 없이 목소리만으로 방송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버추얼 유튜버를 중심으로 아바타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으므로 관련된 시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하이퍼 같은 아바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는 이유다. 특히 생성형AI 기술이 아바타 제작 비용을 낮추게 될 경우 수요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 버추얼 유튜버 방송용으로 판매되는 아바타는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까지 다양하다. 일반인이 취미로 구입하기에는 장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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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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