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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제일 비슷하게 움직이는 코인은? [코린이를 위한 암호화폐 설명서]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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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 코인’ 살펴보니


49.7%.

지난해 국내 디지털자산(코인) 전체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과 리플, 그리고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국내 투자자가 매수한 코인 중 절반이 세 개 코인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이 20.6%, 리플 16.7%, 이더리움 12.4% 시총 비중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에 관심 많은 투자자라면 세 코인과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다른 알트코인도 주목해볼 만하다. 가격이 오르면 같이 오르고, 떨어질 땐 같이 떨어지는 이른바 ‘짝꿍 코인’들이다.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탓에 아무래도 투자 리스크는 크지만, 상승장에서는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관련 호재가 있을 때, 비트코인 짝꿍 코인을 매수해 더 큰 수익을 노리는 식이다.

AI 기반 코인 시세 예측 서비스를 운영 중인 ‘코싸인’에 물어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과 동조화율이 높은 코인을 각각 추려봤다. 범위를 올해 상반기로 설정한 후 3개 코인과 다른 코인 사이 ‘피어슨 상관계수’를 각각 구했다. 피어슨 상관계수는 두 변수 사이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다. -1부터 1 사이 숫자로, 1에 가까울수록 두 코인 사이 상관성이 높다. 보통 0.7부터 1까지는 강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분석 대상은 국내 코인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돼 있는 109개 코인이다.

비트코인 짝꿍은 ‘이더리움’

솔라나, 아발란체, 이더리움클래식 순

1등과 2등은 역시 가격 흐름도 비슷했다. 시총 1위 비트코인과 가격 상관성이 가장 높은 코인은 시총 2위 ‘이더리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관계수는 0.827에 달했다. 1년 전인 2022년 상반기(0.91)와 비교하면 동조화율이 소폭 떨어졌다. 올해 들어 시세 차트 자체가 비슷하다. 두 코인 모두 1월 초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3월 초 나란히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4월 중순 다시금 최고점을 찍은 점 등 전반적으로 유사한 형태다.

물론 가격이 서로 다르게 움직일 때도 있다. 7월 초 3만1000달러를 돌파하며 연내 신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 가격은 상대적으로 탄력을 못 받고 있다. 비트코인과 관련된 개별 호재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한화로 3경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솔라나(SOL, 0.75), 아발란체(AVAX, 0.747), 이더리움클래식(ETC, 0.736),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SNT, 0.732, 이하 스테이터스) 순으로 비트코인과 상관계수가 높았다. 스테이터스를 제외하면 모두 시총 규모가 꽤 있는 ‘메이저 알트코인’이다. 7월 13일 기준 솔라나는 시총 9위, 아발란체는 17위, 이더리움클래식은 27위에 올라 있다. 다른 유틸리티 토큰이 잘 구동할 수 있도록 돕는 운영체제(OS)인 ‘플랫폼 코인’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스마트폰 앱에 비유하면 유틸리티 토큰은 ‘앱’, 플랫폼 코인은 ‘안드로이드’ 같은 역할을 한다.

스테이터스가 상위에 위치한 것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시총 기준 250위에 위치한 소형 알트코인으로,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과 상관계수도 전체 6위를 차지할 만큼 높았다. 스테이터스는 블록체인판 ‘위챗’을 노리는 메신저 서비스다. 중앙 서버를 거치는 기존 메신저 서비스와 달리 블록체인으로 이용자끼리 직접 암호화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메시지 유출이나 대화 내용 검열 등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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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따라다니는 ‘에이브’

리플은 ‘스텔라루멘’과 유사한 흐름

이더리움과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코인은 당연히 비트코인이다. 뒤를 이어 에이브(AAVE, 0.778), 폴카닷(DOT, 0.761), 이더리움클래식(ETC, 0.747), 에이다(ADA, 0.742) 순이다.

2위를 차지한 에이브는 태생부터 이더리움과 연관성이 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디파이(탈중앙) 대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에이브는 현존하는 디파이 프로젝트 중 시총이나 총 예치금(TVL) 면에서 모두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쉽게 말하면 코인을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반대로 일정 이자를 내고 대출을 받을 수도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한화로 약 7조5000억원에 달하는 코인이 에이브에 예치돼 있다.

3위 폴카닷은 이더리움 공동 설립자인 개빈 우드가 만든 크로스체인 프로젝트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블록체인 허브’ 역할을 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독립적인 여러 블록체인을 연결해 자산이나 데이터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4위 이더리움클래식은 아예 이더리움과 뿌리가 같다. 오히려 이더리움클래식이 ‘오리지널’이다. 2016년 이더리움 해킹 사태를 계기로 새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생겨났는데, 기존 체인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이더리움클래식이다. 차이점도 있다. 채굴 방식이 다르다. 이더리움은 코인 보유량에 비례해 채굴량이 늘어나는 지분증명(PoS) 방식을 쓴다. 하지만 이더리움클래식은 컴퓨터 연산으로 코인을 채굴하는 작업증명(PoW)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리플은 비트코인·이더리움에 비해 다른 코인과 상관계수가 확연히 낮았다. 그나마 동조화율이 높은 코인은 리플에서 쪼개져 나온 코인 ‘스텔라루멘(0.647)’이지만 그마저도 강한 상관성 기준인 0.7에 한참 못 미쳤다. 비트코인 상관계수는 0.481, 이더리움은 0.463이다.

리플 가격은 여타 코인과 다르게 움직이는 전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올해 3월 여러 코인이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 리플은 ‘나 홀로’ 가격이 뛰었다. 반대로 최근 30일 동안은 리플이 유독 하향세를 보이는 중이다. 비트코인이 16.3% 오르는 동안 리플은 11%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이는 리플이 ‘코인 증권성 논란’ 중심에 서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3월에는 미국 금융당국과 소송전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며 크게 올랐다가, 최근 증권성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증권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비트코인과 상관성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짝꿍 코인 맹신해선 곤란

분석 범위 좁히면 결과 달라져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코인은 분명 있다. 하지만 이를 맹신하는 건 곤란하다.

먼저 분석 범위가 긴 만큼 단기 투자 시 참고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 가격 흐름 전반이 유사한 것은 맞지만 개별 이슈가 생길 경우 상관성이 빠르게 옅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인 사이 상관관계가 계속 달라진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비트코인 상관계수가 높은 상위 5개 코인을 비교하면 이더리움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는 모두 달랐다. 코싸인을 운영 중인 오종환 랩투아이 대표는 “장기 상관계수 분석은 한계가 분명하다. 분석 범위를 매주, 매일, 매분으로 좁혀 상관계수를 계산할 경우 결과가 아예 달라질 수 있다”며 “코인별 연관성을 살피고자 할 때나 장기 투자를 할 때 참고 정도 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8호 (2023.07.19~2023.07.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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