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노조원들이 17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1층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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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노조가 사측과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9일째 파업하면서 환자의 불편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 13~14일 이틀간의 총파업을 종료했지만, 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개별적으로 파업하고 있다.
21일 부산대병원 등에 따르면 파업 이후 17~19일까지 노사 간 세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단시간에 모두 끝났다. 가장 길게 교섭을 한 것도 채 2시간을 넘기지 못하는 등 노사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코로나19 기간 헌신한 노동자에 정당한 보상 ▶적정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환자 불편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홈페이지에 본인 실명 등을 기재하고 공식 접수한 민원만 150여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나 현장 민원 접수대를 찾아와 항의한 것까지 포함하면 민원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 날짜 잡아놨는데 연기되니까 중증 환자분이 치료 시기를 놓칠까 우려하는 내용도 있고, 병원 예약이 잘 안 되어 애타는 마음에 민원을 넣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1층 로비에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하여 정상 진료 불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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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인 13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의 일반병동 병실이 텅 비어있다. 부산대병원은 간호인력의 파업으로 환자 관리가 어려울 것이 예상되자 전날 대부분의 환자를 퇴원 조치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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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부에서도 의료 중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대병원 교수협의회는 지난 19일 병원 내 곳곳에 대자보 붙였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파업 지속으로 외래 진료와 병동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 많은 환자분을 퇴원 또는 전원 조치했고,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지 못함에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대병원은 동남권 환자 최후의 보루와 같은 곳이며 선천성 기형, 암, 희소 질환 등 어려운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에게 희망”이라며 “하루속히 자리로 돌아와 진료와 치료를 간절하게 기다리시는 환자분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노조에 요구했다.
반면 노조는 병원 측이 협상 타결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병원 정상화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같은 날 병원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부산대병원 교수님들께’라는 글에서 “저희 조합원들도 진료와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 곁으로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지만, 일방적인 매도와 난무하는 유언비어로는 갈등만 커지고 해결 시기만 늦어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실한 교섭으로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하고, 그러려면 부산대병원 운영을 책임지는 원장님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부산대병원을 발전시켜온 교수님들께서 원장님이 조속한 타결을 결단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설득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낮 12시쯤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1층에 환자와 보호자가 퇴원 수속을 밟으려고 대기 중이다. 병원 측은 지난 10일 ″환자분들의 안전과 생명유지를 위해 12일까지 전체 입원 환자의 퇴원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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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이모(42·여)씨는 “노사 양측이 어떤 명분을 갖고 있든 환자 생명보다 우선 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이 병원에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험한 환자도 많은 만큼 노사가 더는 환자를 볼모로 잡지 말고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해 하루빨리 타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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