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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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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푸틴 자존심’ 크림대교... “수중 드론 2대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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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장 18㎞… 러 핵심 보급로

조선일보

1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18㎞ 길이의 다리 ‘크림대교’의 일부 구간이 파괴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크림대교 통행을 긴급 중단시켰다. 이날 크림대교에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블라미디르 콘스탄티노프 크림자치공화국 의회 의장은 공격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군이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도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2대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고 전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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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의 통행이 17일(현지 시각) 긴급 중단됐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일부 러시아 매체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다리가 붕괴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확한 공격 주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스푸트니크 등에 따르면,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라고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대교를 공격한 무인기 작전을 서방국가들이 후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비상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의 통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며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대체 육로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CNN은 친(親)바그너 그룹 텔레그램 채널인 그레이존을 인용해 이날 오전 3시 4분과 3시 20분에 각각 폭발이 발생해 다리 일부가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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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 시각)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18㎞ 길이의 다리 ‘크림대교’의 일부 구간이 공격을 받아 차량통행이 중단된 가운데 다리 일부 상판이 떨어져 기울어져 있다./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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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리 붕괴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러시아 서부 벨고로트 지역 주지사 베체슬라프 글라드코프는 이번 사건으로 벨고로트에서 자동차로 여행을 온 부부가 사망하고 딸이 중상을 입었다며 “어떤 말로도 이곳에서 벌어진 상실의 고통을 위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림반도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여름 휴양지”라며 “당국 관계자들이 관광객들에게 호텔에 머물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올레그 크류츠코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 고문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크림대교 비상사태와 관련해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 대변인은 현지 매체에 “이번 사건이 러시아 측의 도발 행위일 수 있다. 러시아가 그러한 도발을 하는 건 그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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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16일 오전 파괴된 가운데 러시아 조사관들이 다리를 조사하는 모습.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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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 왔다. 18㎞ 길이 이 다리는 유럽에서 가장 길고, 연간 열차 10만량과 차량 550만대가 이용한다. 크림대교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정학적 야욕을 드러낸 ‘자존심’이자 크림반도를 러시아 본토와 통합시키는 전략 무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는 이 다리를 1순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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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원


실제로 지난해 10월엔 크림대교에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한때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차량용 교량은 지난 2월에야 완전히 복구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폭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다가, 이달 초에야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이 “러시아의 물류를 중단시키려 (크림대교 위에서) 트럭 폭격을 가했다”고 시인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부터 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며 대반격에 나섰지만, 공격이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전쟁은 소모전으로 변해가는 양상이다. 16일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군이 주요 근거지 인근에 지뢰를 다량으로 설치해둬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푸틴은 러시아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적군이 우리 방어선을 뚫으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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