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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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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서 또 폭발···러 “우크라의 수중 드론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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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3명 사상···통행중단 조치

핵심 보급로 막혀···러 군에 타격

NAC "우크라 특수조직 소행"

우크라 "러의 도발 가능성"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교량의 일부가 손상되고 민간 사상자가 발생했다. 크림대교의 통행이 중단된 가운데 러시아는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교전 중인 러시아군에 병력과 전쟁 물자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인 크림대교의 통행 재개가 늦어질 경우 러시아군 전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자치공화국 수반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 통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악쇼노프 수반은 “(크림대교의) 145번째 교각에 문제가 생겨 사법 당국과 모든 담당 기관이 나섰다”며 “복구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통신사 R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크림대교에서 굉음을 동반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비상 상황으로 인해 차를 타고 여행하던 가족 중 부모 2명이 즉사했으며 아동 1명은 부상했다”고 전했다. 타스는 “(폭발 사고로) 크림반도와 크라스노다르의 쿠반 지역을 잇는 여객선의 운항도 중단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며 “다리 도로면이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의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연방수사위원회는 “크림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의 요원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영국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에 참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바그너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이날 오전 3시 4분과 20분에 각각 크림대교를 겨냥해 두 번의 타격이 있었다”며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수중 드론으로 다리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의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 측의 도발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림대교 복구 작업이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군 전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림대교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유일한 교량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왔다. 워싱턴DC 소재 전쟁연구소의 조지 배로스 분석가는 “크림대교가 파괴됐을 경우 러시아가 점령지 헤르손과 크림반도에 주둔하는 수만 명의 병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급로가 아조프해 연안 고속도로 한 개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크림대교는 201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무력 병합한 후 건설한 상징적인 교량으로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러시아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크림반도는 단순한 영토가 아닌 우리 국민과 사회의 일부”라며 탈환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국제사회 역시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크림반도는 지난해 10월에도 배후가 불분명한 트럭의 폭발로 일부가 붕괴돼 올해 2월 복원된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달 8일 하나 말랴르 국방부 차관이 “러시아 물류를 중단시키기 위해 크림대교에 첫 타격을 가한 지 273일”이라며 폭발 사건의 배후임을 시인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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