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외경/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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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무관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12일 경찰 안팎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공수처가 수 개월간 수사했던 뇌물 수수 사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해당 경무관에 대한 별건 수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지난 2월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경무관이 대우산업개발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억대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한 수사의 일환이었다. 당시 공수처는 해당 경무관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자료, 메신저, 이메일 내용 등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공수처는 여러 차례 해당 경무관의 자택과 계좌 내역 등을 압수수색 했다. 당시 공수처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기까지 했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상황 등을 언론에 직접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압수수색 이후 5개월 가까이 지났는데도 공수처는 당시 수사 중이었던 사건에 대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계좌 내역까지 들여다 본 이상 해당 경무관이 돈을 받았다면 그 내역이 낱낱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수 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아무런 수사 결과나 발표가 없다는 것은 받은 게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애초에 수사를 시작한 때 대우산업개발 측의 주장 외에 뇌물 수수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해당 경무관의 뇌물 수수 의혹은 대우산업개발의 내부 분열로 회장과 사장 측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나온 단순 주장이었다는 것이다. 공수처가 수사를 시작할 쯤 경찰도 해당 내용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뇌물 수수에 대한 근거가 정확하지 않아 사건 처리를 두고 논의 중에 공수처의 수사가 개시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가 해당 경무관에 대한 별건 수사를 진행하면서 논란은 거세졌다. 공수처는 지난 11일 해당 경무관이 중소기업으로부터 또다른 금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우산업개발로부터 수사 무마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것과 별개의 사건이다. 별건 수사는 과거 표적 수사 등의 논란이 있어 검찰 개혁의 근거가 됐던 수사 방식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경찰에서도 요즘은 별건 수사는 하지 않는다”며 “공수처가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만들어진 공수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2021년 1월 만들어진 공수처는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수사했다. 조 교육감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관련해 공수처는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은 이 가운데 두 가지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밖에도 공수처는 출범 후 1년 동안 총 24개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벌였지만 단 한 명도 기소하지 못하는 등 수사력 부족 논란에 시달렸다.
경찰 내부에서는 공수처가 해당 경무관을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 공을 세우려고 하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경찰 한 관계자는 “뚜렷한 성과가 없는 위기 상황에서 경찰 간부에게 부패 경찰 이미지까지 씌우면 공수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불법적인 별건 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압박용 혹은 경미한 혐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건을 수사 하다가 자연스럽게 발견된 혐의점에 대해 수사하는 것”이라 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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