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기소된 A씨
1심 무죄 이어 2심도 무죄 결론 유지
“아들 연락처 알려달란 것…공포심 내용 아니다”
[헤럴드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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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혼한 전 부인에게 5일 동안 문자·음성메시지 등 총 7차례 연락해 스토킹 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에게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부(부장 이상균)는 지난달 29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유지하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B씨와 2019년 8월 이혼했다. 이듬해 2월 B씨에게 아들 C씨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B씨는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았다. 이후 약 2년여가 지난 2022년 5월 A씨는 B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B씨가 받지 않아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문구가 표시됐다. A씨는 그 다음 날 B씨에게 ‘C와 할 얘기가 있으니 전화번호 좀 보내주지’라는 문자를 보냈고, B씨가 응답하지 않자 다시 그 이튿날 B씨에게 전화했다. 이때도 B씨가 전화를 받지는 않았다.
이어 A씨는 같은 날과 그 다음 날 B씨에게 아들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각각 보냈는데 B씨가 답하지 않자 다시 그 이튿날 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도 받지 않자 A씨는 B씨에게 ‘주거지로 찾아가기 싫으니 아들의 전화번호를 빨리 알려달라’는 내용의 음성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5일 동안 총 7회에 걸쳐 B씨 의사에 반해 전화를 하거나 문자·음성메시지를 전송해 반복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 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2심도 무죄 결론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및 음성메시지 내용은 단순히 아들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것일뿐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저주, 폭언, 협박 등 내용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문자메시지를 보낸 전후에 전화를 한 점에 비춰 전화 목적 역시 아들의 연락처를 알고 싶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A씨가 B씨에게 문자메시지 및 음성메시지를 전송한 횟수는 5일 동안 4회고, 부재중 전화 문구가 표시되도록 한 것을 포함해도 7회에 그칠 뿐”이라며 “야간이나 새벽에 연락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들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 등을 보냈는데 B씨가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았고, 아들이 연락을 거부한다는 내용도 알리지 않은 점 ▷지난해 5월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연락을 금지하는 내용의 잠정조치 결정을 받았는데 그 이후 전혀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A씨가 수사기관에서 상속 등 문제를 상의하고자 아들 연락처를 알고 싶어 전화했던 것이라 진술하면서 병원 진료 내역을 제출했는데, B씨 의사에 반하는 걸 알면서 연락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1심이 부재중 전화 문구가 표시되도록 한 것은 ‘말’ 또는 ‘음향’을 도달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일부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법리오해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어 무죄로 인정한 1심 판단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고 밝혔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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