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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시위와 파업

시위대 “오전 집회 위해 밤새 노숙”...경찰, 스피커 끄고 강경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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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낮엔 경찰 손 꺾고 공격

조선일보

7일 오후 11시쯤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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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각종 ‘퇴근길 집회’가 열렸다. 일부 집회 주최 측은 다음날인 8일까지 밤샘 집회를 하겠다며 ‘노숙 집회’를 시도했지만 경찰은 이에 강경하게 대응했다.

서울 종로구 보신각 근처에서 오후 4시부터 집회를 시작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소속 50여 명은 집회가 끝난 뒤인 오후 5시 30분쯤 1개차로를 점거하고 광화문 우체국 쪽으로 역방향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단체로 긴 나팔(부부젤라)을 불어 소음을 일으키며 행진했다.

세종대로에 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도착하자 인도로의 진입을 막는 경찰과의 충돌도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가 “인도 안쪽으로 이동해 시민 통행로 확보해 달라, 질서 유지를 해 달라”고 외치자 시위대 측은 마이크를 들고 있는 서울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의 손을 꺾는 등 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공무집행 방해하면 검거하겠다”고 경고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방석을 던지고 나팔을 경찰관 귀에 가까이 대고 불며 저항하기도 했다. 충돌은 10분간 이어졌다.

조선일보

7일 오후 11시쯤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집회가 소음 기준을 넘었다며 경찰이 음향 장비를 일시 보관하는 모습.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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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까지 집회를 이어간 비정규직 단체는 이날 경찰의 금지 통고에도 노숙 집회를 시도했다. 경찰은 앞서 이들에게 7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까지 집회를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주최 측 관계자는 “내일 오전 7시에 집회가 있어 (해당 집회에) 참여하려고 여기서 대기하는 것”이라며 “평화롭게 앉아서 대기하는 경우 해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후 10시 50분쯤 경찰이 주최 측에 “야간 집회 소음 기준을 넘었다”며 수 차례 경고하고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서를 4차례나 전달했지만 주최 측은 소음 기준 65㏈을 넘긴 72㏈ 수준의 소음을 내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에 경찰은 “인도를 점거하고 공공안녕 질서를 위반할 경우 사법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경고 방송을 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오후 9시 9분부터 오후 10시 38분까지 총 4차례 확성기 사용 중지 명령을 했고, 관련 112 신고도 5차례 접수됐다.

그럼에도 집회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오후 11시 경찰은 노래가 나오고 있는 무대에 진입해 스피커와 콘솔박스 각 1대를 철수시키는 등 강경대응을 했다. 소음 관련해 경찰이 스피커 등을 보관하는 등 조치를 취한 것은 올해 들어 전국 최초다.

집회 참가자들이 고함을 치고 경찰을 몸으로 막는 등 몸싸움도 벌어졌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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