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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조선해양 전공자 80% 조선소 안가”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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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大 졸업생 과반 비조선업 취업

저임금에 수도권 근무 선호 한몫

조선업 호황에도 '미스매칭' 심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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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연구·설계 인력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관련 인력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라 조선업 인력 ‘미스매칭’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들 대부분이 조선소가 아닌 분야로 취업하고 있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6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개 대학의 조선해양공학 전공 졸업생 중 과반수가 반도체·자동차 등 비조선 업종으로 취업했다. A대학과 B대학의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들은 각각 54%·50%가 비조선 업종으로 취업했다. C대학과 D대학은 각각 무려 80%·82%의 졸업생들이 비조선 분야 일자리를 선택했다.

현재 국내 조선소들은 향후 3~4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환경 규제와 국제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급 체제가 변하면서 친환경 선박과 가스선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건조해야 할 선박을 너무 많이 받아 올해 초 보수적으로 수주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올 상반기 기준 이미 목표 대비 90%에 달하는 신조 주문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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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호황이 이어지면서 기술 인력을 찾는 일이 늘어나지만 관련 인력들은 감소세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조선소에 1만 4000명 안팎의 기술 인력이 있었는데 지난해 9000명 수준으로 35%가 줄었다. 특히 조선업이 반등하기 시작하던 2020년부터 2년 연속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 인력 부족은 정보기술(IT) 산업 등이 주로 위치한 수도권 근무 선호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 업종 기술 인력은 대부분 조선소가 있는 울산이나 거제 등에서 근무한다.

대학에서 다전공자가 늘어나며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더라도 다른 분야로 쉽게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도 이유다. 수도권 소재의 한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정부 교육정책이 입학 이후 다전공을 장려하면서 조선해양공학과 학생들도 인공지능(AI)과 같은 유망 전공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져 조선소가 아닌 분야로의 취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사들의 기술 인력 수요와 인력 공급이 엇갈리면서 국내 조선 3사 간 인력 확보전도 뜨겁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042660)은 기술 인력들의 수도권 근무를 늘리고 몸값도 높이면서 선제적으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조선소들이 임금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불황에서 막 빠져나온 상황이라 다소 천천히 오를 것”이라며 “조선사에서 유체역학과 같은 전통적인 기술 인력보다 AI 같은 디지털 인력에 대한 처우를 더 높게 설정하다 보니 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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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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