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에 5.2%까지 치솟았다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진 데는 국제유가 하락과 서비스 요금 오름세 둔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25.4% 내리면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낮춰 잡았다. 큰 폭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1개월 만에 2%대를 기록할 정도로 고물가 공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업체들에 가격 인하를 압박할 정도로 식품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은 부담이다. 물가 안정세와 달리 경기 위축은 본격화하면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했다.
정부가 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전망치(3.5%)에서 0.2%포인트 내린 수치다. 정부는 에너지·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 농산물 작황 개선 등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낮춘 이유로 꼽았다. 그간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서비스물가가 원가 부담 완화 등으로 인해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봐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표면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식품물가는 동향이 심상치 않다. 특히 가공식품물가는 1년 전보다 7% 넘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라면(13.4%)과 빵(11.5%), 스낵과자(10.5%), 우유(9%)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모두 정부가 관련 업체들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던 품목이다. 외식물가도 1년 전에 비해 6.3%나 상승했다. 특히 라면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공개적으로 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구했지만 가격이 치솟았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라면 출고가가 7월 1일부터 인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매 가격 조정은 7월 이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원물가 상승폭이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크다는 점도 물가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꼽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로 분류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 1년 전보다 4.1% 올랐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4.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는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체도 2%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2%)보다는 아직 높은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는 지난해 물가가 크게 올랐던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큰 만큼 연말까지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1.6%)보다 0.2%포인트 내린 1.4%로 수정했다.
[이희조 기자 / 김정환 기자 / 양세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