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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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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하늘에 뜬 '미스터리 드론'… 테러조직 소행? 독재자 훈센 자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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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7대, 동부 국경 지대 상공 출현
병력 500명 배치... 포상금도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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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19일 수도 프놈펜의 한 공장 준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프놈펜=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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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집권 세력을 흔들려는 조직의 소행일까, 아니면 정권 연장을 노린 ‘38년 독재자’의 자작극일까. 캄보디아 상공에 의문의 무인기(드론)가 나타나자 훈센 정부가 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정부는 서방 및 야권과 연계된 테러 단체를 배후로 지목했다. 하지만 구체적 증거가 없는 탓에 한 달도 남지 않은 총선을 겨냥해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연극’이 아니냐는 의심도 확산하고 있다.

29일 캄보디아 프놈펜포스트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음성 성명을 통해 “미확인 드론 7대가 지난 27일 캄보디아 영공을 비행하는 것이 국경수비대에 목격됐다”고 밝혔다. 확인 지점은 베트남과 인접한 동부 국경 지역 라타나키리주(州)와 몬돌리키주다.

친정부 성향 매체 프레시뉴스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반짝이며 밤하늘을 비행하는 20초 분량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다만 드론이 얼마나 상공에 머물다 사라졌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발견 당시 사상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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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정부가 공개한 드론 영상의 한 장면. 프레시뉴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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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총리는 강경 대응을 지시했다. 그가 격추 명령을 내린 지 반나절도 안 돼 병력 500명과 대공포 200문이 북부 지역에 배치됐다. 드론 한 대당 20만 달러(약 2억6,300만 원)의 포상금도 걸었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드론이 캄보디아 영공을 침범하는 것은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노골적이고 용인할 수 없는 침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해당 드론들의 실체에 대해 밝혀진 건 전혀 없다. ‘누가 왜 보냈는지’는 물론, 정찰용인지 살상용인지도 불투명하다. 정체를 추정할 만한 단서조차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당국은 베트남 소수민족 무장 단체를 배후로 지목했다. 목격 장소가 보름 전 테러 조직이 총격 사건을 벌인 베트남 중부 고원 지대와 인접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11일 베트남 닥락성에서 발생했다. 경찰서 두 곳이 무장 괴한으로부터 총기 습격을 받았는데, 이로 인해 민간인 3명을 포함해 총 9명이 숨졌다. 베트남 공안부는 용의자 84명을 검거해 조사한 뒤, “용의자들과 미국에 있는 테러 조직이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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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한 캄보디아 군인들이 드론 격추를 위해 북부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프놈펜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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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방국과 연관된 용의자 일부가 캄보디아 영토로 피신한 뒤 드론을 이용해 또 다른 테러 행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게 수사 당국의 추정이다. 훈센 총리도 “테러 조직은 캄보디아 야권 인사와 관련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정부는 ‘우리나라와 해당 드론들은 관련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캄보디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캄보디아 야당은 정부의 자작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 달 23일 총선을 앞두고 훈센 총리 측이 유권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 집권당으로 표를 결집시키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들어 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훈센 총리에 의해 2017년 해산된 구국당의 몬 팔리 전 의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정부는 2011년 선거 직전에 태국과, 2016년에는 라오스와 국경 분쟁이 있다면서 갑자기 군을 대거 배치했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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