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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대출연체율 8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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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 연체율이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 규모도 사상 최대치여서 연체액이 크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원리금을 갚기에도 버거운 상황에 빠지고 있는 셈이다.

26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와 4분기(1019조9000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체율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로, 작년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 높다. 연체율 상승폭도 지난해 4분기(0.12%포인트)와 비교해 가팔라졌다. 자영업자 연체율 1%는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2금융권 대출 연체율이 더 심각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각 0.37%, 2.52%였다. 은행권 연체율이 작년 4분기 대비 0.11%포인트 오르는 동안 2금융권에선 0.92%포인트나 상승했다. 2금융권의 1분기 업권별 연체율을 보면 저축은행이 5.17%였고, 상호금융 2.22%, 여신전문금융사 1.66%, 보험 0.69%였다.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 비중도 커졌다. 1분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와 비교해 2.4%(17조2000억원)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71.3%에 달했다.

자영업자의 채무 위험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취약차주들의 연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오는 9월 말 코로나19 시기에 진행된 대출 상환 유예가 종료돼 자영업자들이 고심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국은행의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선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소득 개선이 더딘 반면 자영업자 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연체율도 상승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위험 신호가 켜졌다고 봤다. 한은은 올해 말 연체위험률이 3.1%까지 상승하고, 이 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과 일시 상환 중심의 부채 구조를 잠재 리스크로 판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원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조처가 올해 9월이면 끝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만기 연장·상환 유예 대출 잔액은 85조3000억원이다. 이 중 원금 상환 유예 5조2000억원, 이자 상환 유예 1조4000억원이 올해 4분기 주요 경제 변수로 떠올랐다. 9월 이후 상환 압박이 커지면 한계에 놓인 취약 자영업자부터 부실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 의원은 "9월 말 금융 지원 종료로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고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수 있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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