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청렴·공정해야 할 대전시 감사위, 내부 갑질 행위에는 '쉬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징계 없이 가해자 발령…감사위 "피해자가 징계 안 원해"
공개 게시판 글 노조 게시판 이동…노조 "2차 피해 우려"


더팩트

대전시 감사위원회 사무실 입구. / 대전=최영규


[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대전시 감사 부서에서 직원 간 갑질 논란이 발생했지만, 가해자를 조용히 타 부서로 보내는 선에서 마무리돼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시청 자유게시판에 문제 제기의 글이 올라왔지만 공무원노조가 글을 시민들이 보지 못하는 노조 게시판으로 옮기면서 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초 감사위원회로 발령을 받은 A씨는 퇴근 후 상사 B씨로부터 업무 관련 전화를 받았다.

밤에 걸려 온 전화로 A씨는 남편으로부터 눈총을 받기 시작했다. B씨의 밤중 전화는 여러 차례 반복됐고 술자리 호출까지 이어지자 A씨는 부서장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다.

'업무 불이익' 유형에 해당하는 갑질이었지만 B씨의 인사상 조치는 다른 부서로 발령이 전부였다. 공식적인 조사나 징계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공공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갑질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를 진행하고 갑질이 확인된 때에는 징계위원회 등을 열어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갑질 근절에 앞장서야 하는 감사 부서에서 갑질이 발생했지만 합당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자 시청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더팩트

시청 자유게시판 글이 공무원 노조에 의해 노조 게시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18일 시청 자유게시판에는 감사위원회의 부당한 처리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감사위원회 직원의 갑질, 아무 징계 없이 부서이동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는 "누구보다도 청렴하고 공정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감사위 직원이 부하 직원에게 행한 갑질에 대해 쉬쉬하며 직원 감싸기로 아무런 징계 없이 슬그머니 부서 이동을 시켰다"며 명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대전시청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모든 시민이 읽을 수 있는 이 글은 지난 1일 시청 공무원노조에 의해 노조 게시판으로 옮겨졌다.

일부 공무원들은 감사위원회의 제 식구 감싸기의 잘못된 관행을 노조가 나서서 비판하지 못할망정 은폐에 합류했다는 문제를 지적했고, 또 다른 공무원은 시민 게시판에 있는 글을 무슨 권한으로 옮긴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에 있으면 일반인들의 댓글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돼 직원들만 보는 노조 게시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감사위 관계자는 징계 등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두 사람을 한 사무실에 두는 것은 안 되기 때문에 B씨를 타 부서로 인사 조처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andrei73@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