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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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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아요”...한번 사면 또 찾는다는 ‘로컬푸드’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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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농협 직매장 가보니
판매지역 인근서 당일 생산
까다로운 신선도 관리 인기
시중가격보다 10~20% 저렴


매일경제

22일 새벽 6시경 매장 오픈 시간을 3시간가량 앞둔 용인 수지구의 수지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농업인들이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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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 5시 30분경 용인 수지구의 수지농협 로컬푸드직매장. 매장 오픈까지 3시간 이상 남은 이른 시간인데도 인근 농가에서 당일 갓 재배한 농산물을 들고 나온 농업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개인 차량에서 농산물을 꺼내 카트에 담은 뒤 사무실 한편에서 가격과 생산자 정보, 중량 등이 적힌 라벨을 인쇄해 직접 붙이고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기까지 모든 작업을 생산자가 직접했다. 수지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파 등을 납품하고 있는 황계숙 씨는 “로컬푸드의 위생이나 식품안전 관리 기준은 일반 농산물보다 까다롭다”고 말했다.

막 매대에 놓인 부추의 라벨에는 출하 시간으로 ‘22일 오전 4시 3분’이 적혀 있었다. 용인 수지구 고기리에서 꽈리고추 등을 재배하는 정성문 씨는 “당일 생산 농산물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늦은 밤까지 작업을 하고 새벽에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지농협 로컬푸드직매장 관계자는 “마트 상품처럼 채소 모양이 반듯하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신선도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상품보다 뒤지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먹어본 고객들은 다시 찾는 편이다. 점포마다 단골 고객이 계속 쌓이고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판매 지역 인근에서 당일 생산한 상품으로 신선하면서도 유통 과정을 줄여 물류비, 수수료 등을 절감해 시중 가격보다 10~20% 저렴한 ‘로컬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이다. 2012년 전북 완주 용진농협에서 1호점을 개점한 이래 꾸준히 성장해 현재는 서울을 포함해 전국의 매장 수가 675개에 이르렀다.

농협로컬푸드직매장협의회에 따르면, 나물이나 엽채류(잎채소) 또는 오디·앵두 등 무르기 쉬운 과실류는 유통기한이 1일(24시간)이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생산자 이광환 씨(용인 수지구 풍덕천리)는 “안 팔리고 남은 상품은 다음날 아침에 다시 가져가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다른 채소도 호박류를 제외하면 대부분 3일 이내로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다. 또 공공기관과 본사 등에서 수시로 잔류 농약 검사 등 검수를 하고 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일정 기간 납품 정지 처분이 되고 4회 이상 반복될 경우 직매장에서 영구 퇴출된다.

반면 가격은 대체로 시중 가격보다 약 10~20% 저렴한 편이다. 대형마트 농산물의 경우 경매를 통해 매입되고 이후 검수·포장·이송 등 과정을 거쳐 통상 생산 후 판매까지 최소 2~3일이 소요되지만 로컬푸드는 농업인이 생산 당일 직접 납품하기 때문이다. 22일 이마트 내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지역 농산물 상품과 일반 상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깻잎(80g)은 지역 상품이 22.5% 저렴하고 가지(4봉)는 23.2%, 우엉(400g)은 20.1%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의 매출 규모 역시 2019년 3082억원(200개 매장)에서 지난해 5156억원(615개 매장)으로 3년 만에 70%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 1~6월 매출액만 5455억원(675개 매장)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또 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소량 생산이긴 하지만 많이 파는 사람들은 월 1000만원 이상씩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로컬푸드(지역 농산물) 판매량이 최근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는 대구, 부산, 광주 등 지역 점포에 지역 농산물 별도 매대인 ‘로컬팜’을 구성해 상시 운영 중인데 올해 1~6월 로컬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3%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로컬팜을 운영하고 있는 점포는 25곳이다. 로컬팜 매대 없이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점포까지 합하면 약 50여 개 점포가 지역 농산물을 취급한다.

롯데마트 역시 신선도를 앞세워 전국 100개 점포에서 다양한 로컬(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6월 로컬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지난해에도 로컬 상품은 전년 대비 연매출이 약 10% 신장했고,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연매출이 약 40% 성장한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로컬 상품은 롯데마트의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상품화 작업을 완료 후 직접 점포로 납품되는 상품으로, 신선한 품질로 인해 고객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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