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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유착설' 친EU 정당, 몬테네그로 총선서 1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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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동유럽 발칸반도에 있는 소국 몬테네그로 총선에서 야코브 밀라토비치 대통령을 배출한 신생 중도 정당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이 득표율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 유럽’의 당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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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코 스파이치 지금 유럽 대표(가운데)가 11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당사 선거운동 본부에서 다른 당원들과 건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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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친(親)유럽연합(EU) 정당인 ‘지금 유럽’은 11일(현지시간)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전국 400개 투표소의 대표 표본 조사결과 26.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주의자민주당 연합(DPS)이 득표율 23.7%를 얻어 2위, 몬테네그로 미래를 위한 보수 동맹이 3위, 개혁운동동맹(URA)과 민주당으로 구성된 연합이 4위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62만여명의 몬테네그로 총선에서는 81개 의석을 놓고 15개 정당이 경쟁했고, 투표율은 56.4%로 비교적 낮았다. 몬테네그로 선거관리위원회는 수일 내에 총선 개표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득표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지금 유럽’은 득표율 1위 정당이 되지만 국정을 단독 운영할 수 있는 의석수는 확보하지 못해, 연정 상대 확보를 위한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창당한 ‘지금 유럽’은 최근 1년 사이 몬테네그로에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도주의적이면서 친유럽 성향을 지닌 ‘지금 유럽’은 부정부패를 타개하고 5년 안에 몬테네그로를 EU 회원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지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지방선거에서 선전하더니 지난 4월 대선에선 밀라토비치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당시 결선 투표에서 밀라토비치 대표는 총리직과 대통령직을 번갈아가며 33년 장기집권한 밀로 주카노비치 전 대통령(DPS)을 상대로 약 18%포인트 앞서며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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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5월 11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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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총선 직전인 지난 7일 ‘지금 유럽’의 창당 멤버인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가 권도형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고, 그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후원받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URA 소속으로 이번 총선 이후 실각할 가능성이 큰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권 대표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았다”면서 “스파이치 대표가 권 대표에게 후원금을 받아 정당 운영 자금을 조달하려 시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아바조비치 총리 외에도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 특별검사실 등에도 해당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파이치 대표는 지난 2018년 초 자신과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권 대표에게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스파이치 대표는 이번 폭로가 ‘지금 유럽’의 총선 승리를 막기 위해 조작된 음모론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의 공약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권 대표는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밀입국했다.

이후 지난 3월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으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권 대표는 지난달 11일 첫 재판을 받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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