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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과자 7만원' 파문에...'먹거리 다 있다'는 그 축제 어묵가격도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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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경북 영양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옛날과자 1.5㎏ 한 봉지를 7만원에 판매하는 장면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돼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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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렸던 경북 영양군 ‘영양 산나물축제’기간 내 한 상인이 옛날 과자 1.5㎏짜리 1봉지를 7만원에 판매하는 장면이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담기면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터졌다. 세계에서 1초에 2개씩 팔린다는 O사 인기 과자(100g당 1460원)보다 3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O사 인기과자보다 3배 비싸



비난 여론이 커지자 옛날 과자 판매 상인은 지난 6일 영양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코로나로 먹고 살기 어려워 과자 단가를 높게 책정했다”고 사과했다. 영양군도 홈페이지에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바가지요금은 영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4월 열렸던 전남 함평군 ‘함평 나비대축제’장에선 어묵 한 그릇을 1만원에, 통돼지 바비큐를 4만원에 판매한 게 문제 됐다. 함평군 역시 “바가지요금 피해를 본 관광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제’나 전북 남원시 ‘춘향제’ 등 국내 대표 지역축제장에서 바가지요금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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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단오제 영신행차 길놀이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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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고 이미지 해칠라, 대비책 마련 분주



지역축제를 앞둔 지자체들이 요즘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바가지요금 논란이 터질 경우 관광객을 끌어모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줘야 할 축제를 한순간에 망칠 수 있어서다. 축제엔 지자체의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자칫 돈 쓰고 지자체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축제는 1129개에 달한다. 지자체들이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18일부터 25일까지 예정된 ‘강릉단오제’를 앞두고 난장 입주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단오제의 최대 볼거리는 300여개의 난장이다. ‘없는 것 빼고는 모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난장 참여상인 중 20%가량이 먹을거리를 판다고 한다. 위원회는 축제 대표 음식인 감자전(2장 1만2000원)과 단오 막걸리(한병 6000원)의 가격을 정했다. 또 어묵·꼬치 등을 파는 상가에선 가격을 공시하도록 했다.

강릉단오제위원회 관계자는 “예년보다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상인들과 소통해 바가지요금 논란 없는 깨끗한 단오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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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령머드축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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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특별관리팀 뜨고 신고센터도 운영



충남 보령시는 7월 21일~8월 6일 ‘보령머드축제’ 기간 고질적인 해수욕장 바가지를 잡으려 물가 특별관리팀과 부당요금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보령시는 상인들에게 생선회 등 수산물 가격을 비성수기 때와 비슷하게 맞춰줄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9월 ‘소래포구축제’를 앞둔 인천 남동구는 소래포구 어시장상인회를 중심으로 저울·원산지 속이기 등을 근절하기 위한 자정대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6월 한 시민은 남동구 홈페이지 게시판에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생새우 2말(10㎏)을 샀는데 집에서 (무게를) 달아보니 1.5㎏을 속였다”며 “이런 상인 때문에 어시장 평판이 타지역에선 아주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끝난 ‘파워풀 페스티벌’ 기간 동안 바가지요금 논란을 피하려 아예 음식을 파는 노점을 운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축제장 주변 식당들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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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날에도 붐비는 화천 산천어축제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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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 바가지 요금 없앤 비결은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국내 대표 축제다. 바가지 논란이 일어나지 않는 공정축제로도 평가받고 있다. 산천어축제도 2017년엔 음식값 불만이 나온 적 있다. ‘같은 음식인데 업체별로 값을 다르게 받는다’ ‘어떤 가게는 지나치게 비싸게 판다’ 등의 내용이었다. 이후 화천군은 표준가격을 지키지 않는 업체에 대해 입점자격을 박탈하는 강수를 뒀고, 이후 바가지 영업행위가 사라졌다고 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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