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나토의 도쿄 연락사무소 개설 반대…“북대서양 밖 확대는 큰 실수”

프랑스, 나토의 인·태 지역 관여에 제동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일본 도쿄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는 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는 원래의 영역인 북대서양 지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나토 내에서 진행 중인 도쿄 연락사무소 개설 계획에 반대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나토 관리들은 인용해 6일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지난주 회의에서 나토는 북대서양 밖으로 범위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우리가 나토를 그 범위와 영역을 확대하려고 밀어붙인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뒤엔 유럽은 대만을 사이에 둔 미-중 대결에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 프랑스 관리는 프랑스는 나토의 헌장은 이 동맹기구가 “북대서양”으로 지리적 범위를 한정시킬 것으로 요구한다고 믿고 있다며, 나토의 도쿄 연락사무소 개설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인사는 또 도쿄에 나토의 연락사무소를 내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유럽의 신뢰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 내에서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관리는 프랑스는 “나토-중국의 긴장”에 기여하는 어떠한 것도 지지하기를 꺼린다고 전했다.

도쿄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만들려면, 최고 정치적 결정 의사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프랑스가 끝까지 반대하면 신설이 불가능하다. 나토는 이 사안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답했고, 미국과 일본 정부는 언급을 피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지난 5월4일 나토가 내년에 일본에 연락 사무소 개설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이에 따르면, 나토의 도쿄 연락 사무소 개설의 목적은 “러시아에 대한 전통적인 관심과 함께 중국이 새로운 도전으로 등장함에 따라 일본·한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 이 지역의 핵심 협력국과의 주기적인 자문을 수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위협이 커진 뒤 유럽이 아시아 안보에 더 관여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이후 나토 내에서 도쿄에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이 매체는 또 나토와 일본이 6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앞서 ‘개별적 적합 동반자 계획’(ITPP)으로 알려진 협정에 조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협정을 맺으면 나토와 일본이 사이버·우주·가짜뉴스 등에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은 2018년 7월 나토 브뤼셀 본부에 대표부를 개설해 주벨기에 대사관에 업무를 겸임시켰다. 이후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지난 4월 나토 외교장관 회담에 참여해 이 대표부를 상설 대표부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나토와 일본의 접근에 대해 중국은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초 “아시아는 평화와 안정의 닻이고 평화와 발전의 약속된 땅이지, 지정학적 경쟁의 싸움터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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