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화이트리스트 복귀 마무리…2019년 갈등 이후 모두 해제
첨단소재·부품 등 수출입 절차 간소화…대일 의존도 축소 성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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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나라와 일본이 4년 동안 끌어온 양국간 수출규제에 대해 이달 마침표를 찍는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복귀를 위한 마지막 절차인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31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재지정하기 위해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안’에 대해 의견 수렴 절차를 마쳤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 경산성의 의견수렴을 끝낸 상태로 최종 절차인 일본 각의에서 우리나라의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결정하면 양국간 수출규제는 최종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4월 24일 전략물자 수출 대상 최상위 그룹인 ‘가의 1’과 일본 혼자 속했던 아래 그룹 ‘가의 2’를 ‘가’로 통합하는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즉, 우리나라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재지정하는 절차를 이미 끝낸 상태다.
앞서 일본 정부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반도체 핵심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다. 다음달에는 우리나라를 수출 간소화 조치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도 제외했다. 일본은 무기개발 등 목적에 쓰일 수 있는 전략물자의 교역에서, 우방국을 백색국가로 지정해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 준다. 미국·영국·한국 등 27개국이 백색국가로 지정돼 있었으나 일본은 이 목록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역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이런 한일 간 갈등은 지난 4년가량 이어졌다.
그러다 올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실마리를 찾았고,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으로 양국이 사실상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선언했다.
백색국가로 복원되면 일본에서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첨단소재·전자부품 같은 품목을 우리나라로 수출할 때 2~3개월 걸리던 절차가 1주일 남짓으로 줄어들게 되는 등 과정이 간편해지게 된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수출입 절차가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반도체 업계 등 국내 기업들은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에 매진해온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규제 발표 당시 한국무역협회 집계 기준 불화수소 수입은 일본산이 44%를 차지했고,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산이 92%에 달했다.
그러나 업계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거래처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산 의존도는 감소세다. 산업부에 따르면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중 반도체 분야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2018년 34.4%에서 2022년 24.9%로 9.5%포인트 줄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3개월 만에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 중국산 등으로 대체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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