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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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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잡아도 스마트폰 가격은 ‘껑충’… 정부, 중고폰 활성화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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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엠모바일이 분류하는 중고폰 등급 기준 소개 자료./KT엠모바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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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시키는 방안으로 중고폰 활성화 방안을 검토한다. 통신요금(통신서비스)은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출시 등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스마트폰(통신장비) 가격이 여전히 비싸기 때문이다.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중고폰 시장 활성화를 논의 중이다. 중고폰 시장 활성화가 스마트폰 가격 부담을 낮춰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통신망 사용료인 통신요금은 전년 대비 1.8% 늘었다. 반면 통신장비 가격은 29% 급증했다. 통신요금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스마트폰 가격은 급격하게 오르면서 전체 가계 통신비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 갤럭시S23 출고가 115만원부터, 아이폰14는 125만원부터

정부는 그동안 가계 통신비 완화 정책으로 통신요금 인하에만 집중했다. 정부의 입김을 받는 통신요금과 달리 스마트폰 가격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삼성전자나 애플에 스마트폰 출고가를 내려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런데 최근 들어 스마트폰 출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스마트폰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고스란히 가계 통신비로 연결됐다. 스마트폰 가격 부담을 낮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배경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자급제로 판매 중인 스마트폰 평균 출고가는 130만원이 넘는다.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의 경우 전작 대비 15만원 오른 115만5000원(256GB)부터 시작한다. 애플 아이폰14의 경우 125만원(128GB)이 가장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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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엠모바일 홈페이지에서 76만5000원에 판매 중인 삼성 갤럭시S22 플러스 중고폰./KT엠모바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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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스마트폰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중저가폰 출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통신비 부담 완화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에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자급제 기준)은 A24(39만6000원)와 A34(49만9400원)가 유일하다.

◇ 믿을 만한 중고폰 생태계 키워 스마트폰 가격 부담 낮춰야

소비자단체는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중고폰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믿을 수 있는 중고폰 유통 채널을 육성하면 꾸준히 늘어나는 중고폰 수요를 더 키워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내놓은 ‘소비자 관점의 중고단말기 유통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보면 소비자들은 중고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신뢰할 수 있는 구매처’를 꼽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중고폰 수리 생태계와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신뢰성 확보도 필요하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중저가폰 확대와 중고폰 시장 활성화 없이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안전하게 중고폰을 사고 판매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했다.

통신사들은 중고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예상해 다양한 중고폰 상품을 판매 중이다. 5GX클럽(SK텔레콤), KT 안심체인지(KT), LG유플러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LG유플러스)이 통신 3사의 대표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이다. 알뜰폰 업체는 중고폰을 매입해 요금제와 함께 묶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약정이 없는 알뜰폰의 경우 중고폰을 함께 판매해야 락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 효과를 높여 가입자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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