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어 WHO·EU 등재 시도 지속
국제 무대 데뷔 넥스트 팬데믹 대비
백신 꿈 못 꾸는 중저개발국 공략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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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이 영국에서 접종 허가를 받았다. 이 백신이 외국에서 허가받은 건 처음으로 지난해 3월 영국에서 신속 승인을 위한 심사를 시작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회사에 따르면 영국의약품규제당국(MHRA)에 26일(현지시간)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영국 보건당국이 여덟 번째로 승인했는데 영국과 스코틀랜드, 웨일스 지역에서 18세 이상 성인은 1, 2차 접종 때 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접종을 시작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승인을 시작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EUL) 등재와 유럽의약품청(EMA) 판매 허가 등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은 의약품 승인에 까다로운 국가"라며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승인을 받은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자랑했다. 이 백신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미국 워싱턴대 약대 항원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했다.
이달 WHO가 코로나19 방역체제의 해제를 공식 선언하며 엔데믹으로 접어든 만큼 이 백신의 효용이 팬데믹 당시와 비교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도 회사가 영국 당국의 승인뿐 아니라 WHO와 유럽의 문을 계속 두드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①코로나19 백신 연례 접종 시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게 목표다. 앞서 3월 국내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백신을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처럼 1년에 한 번 접종하는 계획을 알렸다. 또 미국과 일본, 호주 등에서도 연례 접종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회사 측은 "스카이코비원은 매년 접종하는 독감 백신에 오랜 기간 활용된 합성항원 방식으로 안전성이 입증됐고 유통과 보관이 편리하다"며 "이런 강점으로 다른 백신에 비해 시장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꿈 못 꾸는 중저개발국 공략
30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검사를 받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을 중단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동네의원 및 약국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된다. 안다은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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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계기로 국제 무대에서 검증을 받아 ②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국산 1호 백신의 개발비는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을 위한 가능성을 인정받아 EU 호라이즌2020 연구 혁신 프로그램과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또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전 임상 단계 개발비를 지원했다. 회사는 현재 CEPI로부터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변이주를 모두 아우르는 범용 백신과 △특정 변이주를 타깃으로 하는 2가 이상의 다가(多價) 백신을 만드는 한편 이 회사의 전공인 합성항원 방식 외에 △화이자 등의 백신과 같은 플랫폼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재용 사장은 "이번 승인이 엔데믹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에서 우리의 글로벌 시장 입지를 굳힐 모멘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③인구의 70%가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못한 중저개발국을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다른 코로나19 백신은 유통 시 고가의 초저온설비가 필요해 저개발국 인구의 70.1%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못했다"며 "새롭게 다가올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선 백신이 공급되지 않는 국가가 없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에서도 방역 및 중저개발국의 원활한 백신 공급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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