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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식당 망하게 해줄게” 영세상인만 노린 갑질 유튜버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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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경북 경주 일대 소규모 식당들에서 행패를 부린 '갑질 유튜버'가 영업방해 등 혐의로 22일 구속됐다. /유튜브


경북 경주에서 소규모 식당만 노려 “망하게 하겠다”고 행패를 부린 ‘갑질 유튜버’가 구속됐다.

25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영업방해, 폭행, 상해 등 혐의를 받는 유튜버 A(40대)씨가 전날 구속됐다.

A씨는 구독자 700여명 정도의 채널을 가진 유튜버로, 경주 일대 식당에서 밥 먹는 모습을 촬영하는 ‘먹방’ 형식의 영상을 주로 올렸다. 그는 사전 동의 없이 가게 사장과 손님들의 영상을 촬영하거나 가게 사장들을 향해 욕설을 하는 등의 방송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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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하던 중 갑자기 유튜버 A씨가 가게 사장을 향해 욕설을 하고 있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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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만행은 경주의 한 술집 사장 B씨가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제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신 후 혼자만 가게에 남았다. 3만2000원을 계산하던 A씨는 갑자기 “이딴 식으로 장사하지 말라”면서 욕설을 했다고 한다. 다른 손님들도 있던 상황이라 B씨가 나가라고 하자 A씨는 목소리를 더 높여 심한 욕설을 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착한 척하면서, 이런 사람들 잡는 저격왕”이라며 “너 XX를 XXX아 찔러줄까”라고 성희롱 발언까지 했다.

B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지만,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음날에도 식당에 찾아온 A씨는 화분을 주방에 던지려고 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22일 아침에는 가게 앞에 음식물 쓰레기가 곳곳에 뿌려져 있었는데, CCTV를 확인해보니 A씨의 짓이었다. 이날 오후 가게 문을 열자마자 A씨는 또 찾아와 “가게를 망하게 하겠다”면서 가게에 놓여있던 꽃바구니를 B씨 얼굴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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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고 후 가게에 다시 찾아온 A씨가 식당 사장을 향해 꽃바구니를 던지고 있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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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자기가 그런 행패를 부리면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싸움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A씨가)프랜차이즈 식당에는 절대 안 간다”며 경주 시내 전역을 다니면서 개인 가게에만 행패를 부렸다고 했다.

결국 경찰은 A씨를 22일 밤 10시쯤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조선닷컴에 “20일 최초 신고를 받은 후 22일 선제적 대응을 위해 A씨에 대한 긴급체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B씨 외에도 다른 피해 신고들을 종합해 다수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고, 구속시켰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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