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3일 김성문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2부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해직교사 불법 특별채용 의혹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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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초기 합류했다가 최근 사의를 밝힌 김성문 인권수사정책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이 "내부 비판을 외면하는 조직은 건강하지 않다"며 공수처를 비판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직 인사글에서 "공수처 근무 기간은 저의 공직 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 부임 이후 사건사무규칙 제정부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 정립, 비판적 언론과 국회를 보는 시각과 대응 방향 등을 두고 법원 출신 간부들과는 다른 의견을 개진해왔다"며 "'공수처는 수사기관의 컨트롤타워다',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 한다' 등의 말이 수시로 오가는 간부회의에서 저의 다른 의견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검사·수사관들이 잇달아 사직 의사를 밝히던 2022년 여름쯤 진솔한 토론을 통해 개선 방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지만 오히려 '사직하는 사람이 무책임하다'는 취지로 비난하는 말이 들렸다"며 "비판적인 저의 태도에 대해 '내부총질'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공수처 이외의 다른 기관을 무시 또는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의 이런 고백은 김진욱 처장, 여운국 차장 등 판사 출신 간부들과 이견이 잦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검사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공직자는 사적 자리에서도 언행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 비판적 보도가 있다면 먼저 자신의 언행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고도 썼다.
김 부장검사는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사법연수원 교수, 부산지검 외사부장, 서울서부지검 공판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1년 공수처 수사2부장으로 임용돼 '공수처 1기'로 불렸다.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수사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지난해 10월 인권수사정책관으로 사실상 좌천되면서 공수처 안팎에서 "수뇌부에 쓴소리해서 미운털이 박혔다"는 얘기가 나왔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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