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초 합류 ‘지난달 사의’ 김성문 인권수사정책관
“내부의 비판적 의견을 외면하면 건강한 조직 아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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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초기에 합류했다 지난달 사의를 밝힌 김성문 인권수사정책관(부장검사)이 “내부의 비판적 의견을 외면하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 아니다”라며 공수처 수뇌부를 비판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공수처를 떠나며’라는 글에서 “공수처 근무기간은 저의 공직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 정립, 비판적인 언론과 국회를 보는 시각과 대응 방향 등 많은 현안에 대해 법원 출신 간부들과는 다른 의견을 개진해 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의 업무 권한을 굳이 기존 형사사법체계 틀 속에서 조화롭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검찰은 그런 방법으로 수사를 하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느냐.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고 한다’는 등의 말들이 수시로 오가는 간부회의 분위기에서 저의 다른 의견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많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관을 무시 또는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의 업무방향에 비판적인 저의 태도에 대해서 ‘내부총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의 비판적인 의견을 외면하고 기존 업무에 대한 점검과 평가를 하지 않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럴듯한 수사 성과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인식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현행 공수처법이 수사 대상 범죄를 협소하게 규정하는 상황에서 조급하게 수사 성과만 강조하면 오히려 많은 문제점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보안이 취약하다’ 하는데, 공수처 내부의 분위기나 기밀과 무관한 일에 관한 보도를 보안과 결부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공직자는 자신의 언행에 관한 비판적인 보도가 있다면 먼저 자신의 언행이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한 김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 교수, 부산지검 외사부장, 서울서부지검 공판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2021년 공수처 출범과 함께 임용돼 ‘공수처 1기’로 분류된다. 공수처 수사2부장이던 2021년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수사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인권수사정책관으로 근무해왔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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