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지난 16일 딸 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김정은은 이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와 관련해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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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탑재 준비 완료"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이 전날 위성발사준비위원회(이하 위성준비위)를 방문해 "(위성의)총조립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위성 준비와 관련한 "차후 행동계획"까지 승인했다. 해당 계획은 실제 위성발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지난달에 '제작 완성된 상태'였고, 이제 운반 발사체(로켓)에 '탑재 준비'까지 완료된 상태로 파악된다. 특히 북한은 한 달 전과 달리 이번엔 위성의 실물까지 공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에와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위성의 실물(적색원)의 모습이 담겼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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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발사체의 제작이 완료되었고 지금부터 위성탑재 및 단 결합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라면 앞으로 3주 정도면 실제 발사를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김정은이 직접 전면에 나선만큼 북한은 기술적으로 완벽히 성공을 확신할수 있는 조건에서 기상상황이나 정치적 여건 등을 고려해 발사일을 결정할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지난달 국가우주개발국 방문에 이어 이번에도 딸 김주애와 동행했다. 김정은이 핵·미사일과 같은 핵심 도발 수단 못지 않게 정찰위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군사정찰위성 보유는 김정은이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분야 5대 핵심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만약 위성 발사에 실패할 경우 김정은의 리더십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지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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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집결' 시점 노렸나
김정은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잠행을 깬 시점 역시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의 발사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한 이날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이틀 앞둔 시점이다. 한·미·일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이 일본 히로시마에 집결하기에 앞서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은 긴장 수위를 높여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한 다목적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 김정은은 이날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은 조성된 국가의 안전 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절박한 요구"라며 "미제와 남조선 괴뢰 악당들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발악적으로 가증될수록 이를 철저히 억제하고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주권과 정당방위권 당당히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김정은은 이자리에서 자신들이 군사정찰위성을 개발·운용하는 목적은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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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G7 정상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군사정찰위성의 실물을 공개한 것은 분명한 대외적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김정은의 반복된 지시에도 불구하고 한 달 가까이 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과 관련한 대내외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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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정찰위성 언제 쏘나?
일각에선 북한이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일 정상회담이 예정된 오는 21일을 전후해 위성을 발사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정찰위성을 발사할 유력한 장소로 꼽히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선 증·개축 공사가 이어지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이 2012년 12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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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문가들은 발사체의 기술적 측면을 고려하면 위성의 탑재준비가 완료된 이후에도 실제 발사까지 최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을 내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 발사는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조립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냐에 달려 있다"며 "인공위성이 발사체와 조립되기까지 3~5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최소한 6월 중순 이후에 기술적으로 발사가 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위성체 완성 이후에도 발사까지 최소 3~5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최대한 빠르게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6월 초·중순 정도 발사 준비가 완료될 수 있고, 중간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아직 관련 국제기구에 위성발사 관련 정보를 통보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및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북측으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은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16년 광명성 4호를 비롯해 과거 위성 발사라고 주장할 때마다 IMO 등에 발사 예정 기간과 추진체 낙하 예상 지점을 사전에 통보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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