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일무’ 초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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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악에 쓰인 유교의 의식 춤이 현대적인 ‘칼군무’로 재탄생해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 오른다. 서울시무용단이 종묘제례악 의식무(儀式舞)를 현대적으로 가공한 무용 공연 ‘일무’(佾舞)다. 오는 7월20일부터 3일 동안 링컨센터에 있는 무용 전문 공연장 ‘코크 시어터’에서 선보인다.
‘줄지어 추는 춤’이란 뜻의 ‘일무’는 원래 인류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종묘제례악의 특별한 의식에 쓰였다. 유교의 정신을 정적이고 간결한 춤사위에 담아낸 고전 춤이었다. 일반 관객이 접하기 어려웠던 일무에 현대적 색을 입혀 공연장으로 끌어낸 인물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61). 패션디자이너로 출발해 영화의 미술감독, 공연의 무대감독으로 영역을 넓히며 독창적인 미학을 펼쳐온 그는 “일무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요소와 구성이 매우 현대적이었다”고 회고한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무용단에 일무를 재해석해보자고 먼저 제안한 것도 그였다. 일부에서 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굳이 이런 식으로 변형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나왔다. 하지만 정구호 연출은 “전통에서 끄집어낸 요소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는 일도 의미 있다”며 ‘새로운 전통론’을 폈다.
‘일무’는 60명 안팎의 무용수들 열을 지어 자로 잰 듯 정확한 동작으로 추는 ‘칼군무’가 일품이다. 움직임이 적고 안무도 비교적 단순하지만 절제와 균형의 미학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5월 초연 때 호평을 받은 ‘일무’를 올해는 서울시무용단 정혜진 단장과 현대무용 안무가 김성훈, 김재덕이 협업해 일부를 새롭게 다듬었다. 이번에도 정구호가 연출을 맡았다.
종묘제례악의 쓰이던 춤 ‘일무’가 오는 7월 뉴욕 링컨센터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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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무’ 뉴욕 공연은 링컨센터가 올여름 주최하는 ‘코리안 아츠 위크’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2586석 규모의 공연장 ‘코크 시어터’는 뉴욕 시립발레단이 상주하는 무용 전용 극장이다. 링컨센터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줄리아드 음대 등 11개 단체가 상주하는 종합예술센터다. 뉴욕 공연에 앞서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일무’를 관람할 수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지난해 ‘일무’ 공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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