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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만기 연장에도…저소득 자영업자 연체율, 3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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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가계부채DB 분석 결과

9월 말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시 부실 터질까


한겨레

지난달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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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정부와 금융권의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에도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오는 9월 원리금 상환유예 지원까지 종료되면 억눌려 있던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자영업자 중 소득 하위 30%(저소득) 차주의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에 1.2%로 올라섰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1.4%)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이들의 연체율은 2020년 1분기 1.0%를 기록한 후 0.7~1.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3분기엔 0.7%였다. 한 분기만에 연체율이 0.5%포인트나 뛴 것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26%로 2020년 2분기(0.29%) 이후 가장 높았다. 2020년 1분기 0.33%를 보인 뒤 추세적 하락하며 지난해 2분기 0.16%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대출 잔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천억원으로 2019년 4분기 말(684조9천억원)보다 48.9% 늘었다. 특히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이 높다.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70조8천억원에서 119조9천억원으로 69.4% 불어난 반면, 중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 증가율은 64.7%, 고소득 자영업자 대출 잔액 증가율은 42.4%다. 상대적으로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계층에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 연체율이 더 뛸 소지가 있는 셈이다.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사업자대출이 있는 차주의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한 수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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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권이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피해를 본 자영업자 차주에 대해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처를 해주고 있으나 이 조처가 적용되지 않은 대출에서 부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 지원은 2020년 3월31일 이전에 받은 사업자대출에만 적용된다.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이나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말 이후 받은 사업자대출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정부와 금융권은 오는 9월 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섯번이나 연장된 자영업자 원리금 상환유예 지원에 대해 또다시 종료 시점이 돌아와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으로 자영업자들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므로 그동안 가려졌던 부실까지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빚을 갚기 힘든 자영업자의 경우 새출발기금을 연계해 채무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새롭게 도입된 새출발기금은 대출 연체가 임박하거나 장·단기 연체가 발생한 소상공인이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만기 연장, 이자 감면, 원금 탕감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새출발기금에는 2만3천여명의 자영업자가 몰려 3조4800억원 규모의 채무조정을 받은 상태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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