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장인 43개월로 추정됐다. 스마트폰의 평균 성능 자체가 지속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전만큼 최신 제품으로 교체할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이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구매 빈도는 낮아져 신제품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반면 리퍼폰 판매량은 5% 증가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인해 사용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면서 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리퍼폰으로 수요가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의 수명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이용 기간도 길어지면서 삼성·애플과 같은 제조사들이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도 리퍼폰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현재 애플은 스마트폰 출시 이후 6년까지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지원하며,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4년으로 지원기간을 확대했다. 실제로 최근 KT는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 리퍼폰을 온라인몰에서 판매했는데, 물량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일부 용량을 제외하고 대부분 모델이 매진됐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리퍼폰 시장에서 애플이 점유율 4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이 26%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제조사 비보(3%), 오포(3%), 화웨이(2%) 등은 10% 미만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제조사 입장에서 리퍼폰 판매량의 증가는 신제품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판매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리퍼폰을 통해 애플 또는 갤럭시 생태계로 신규 진입하는 이용자가 생길 수도 있고, 이후 스마트워치 등 부차적인 소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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