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는 연료의 70%까지 대체해야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5년부터 유럽 출발 항공기에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파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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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이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 2025년부터 항공기에 ‘지속가능 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하는 탄소 저감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6일(현지시각) 유럽연합 회원국들 및 유럽의회와 항공 분야 탄소 저감 대책을 담은 ‘리퓨얼 이유(EU) 항공’ 규정에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3자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이 규정은 조만간 공식 확정 절차를 밟게 된다.
규정에 따르면 유럽연합 내 공항에서 급유를 하는 항공기는 2025년부터 적어도 전체 연료의 2%를 지속가능 항공유로 바꿔야 한다. 지속가능 항공유 의무 사용 비율은 2030년 6%로 오르고, 2035년에는 다시 20%로 높아진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전체 항공유의 70%를 지속가능 항공유로 바꾸도록 규정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번 조처로 2050년까지 항공 분야의 탄소 배출량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때에 비해 3분의 2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 분야는 전체 운송 분야 탄소 배출량의 12% 정도를 배출하고 있는데, 탄소 배출을 줄이기가 극히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전기나 수소를 이용하는 항공기 엔진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항공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바이오 연료,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을 결합해 만드는 합성 연료 등의 사용을 늘리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적했다.
지속가능 항공유는 바이오 연료와 합성 연료 외에도 옥수수 등 농산물이나 폐자원 등을 재활용해 만드는 연료를 통칭하는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항공 분야의 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데 지속가능 항공유가 65%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50년까지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에 230억리터의 지속가능 항공유가 필요하고, 2050년까지는 생산량을 다시 4490억리터까지 늘려야 할 것으로 항공운송협회는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속가능 항공유 생산량이 극히 적고 가격도 화석연료에 비해 비싸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항공사들의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량은 전체 항공유의 0.05%에 그쳤다. 현재 일정 규모 이상의 지속가능 항공유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로는 핀란드의 네스테, 미국의 월드에너지 등이 꼽힌다.
항공 업계에서는 이번 탄소 저감 대책이 유럽연합 이외 지역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항공기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항공 업계의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환경 운동 단체들은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은 궁극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의 운송 분야 캠페인 책임자 토마 젤랭은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은 “유일하게 지속 가능한 항공은 항공 운항을 줄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회피하기 위한 위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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