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창 작가, 기록관과 기증 협약
26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를 임시 안치했던 옛 전남도청 앞 상무관에서 추모작품 ‘검은 비’를 설치한 정영창 작가가 5·18기록관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히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를 안치했던 광주 옛 전남도청 앞 상무관(경찰 무술훈련장)에 설치된 추모작품 ‘검은 비’가 5·18기록관에 기증되며 철거 논란이 일단락됐다.
정영창(66) 작가와 홍인화 5‧18기록관장은 26일 상무관에서 기록물 기증 협약서를 체결하고 ‘검은 비’를 5·18기록관에 보관하기로 했다. 작품의 소유권 등 제반 권리는 5‧18기록관에 귀속하고 정 작가가 공모사업 등에 기록물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협약서에 담겼다. 작품은 5·18기록관 수장고에 보관하되 추후 전시 등 공개 필요성이 제기되면 다시 활용하기로 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 동안 광주에서는 ‘검은 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앞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2018년 제38주년 5·18기념행사 때 독일에서 활동하는 정 작가를 초청해 상무관에 가로 8.5m, 세로 2.5m 크기 대형 설치작품 ‘검은 비’를 설치했다. 나무판에 오월영령과 생명을 상징하는 쌀알을 붙이고 검게 칠해 추모비로서의 의미를 담았다. 애초 전시 일정은 2018년 5월18일부터 6월17일까지 1개월이었지만 2020년까지 연장했다. 정 작가는 2020년 광주시에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광주시는 상무관 복원공사가 시작하면 보관·전시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일부 예술인은 존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서 500여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최근 윤상원열사기념사업회 등 민주화운동단체들이 나서 정 작가에게 옛 전남도청 복원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이에 정 작가도 공감하며 5·18기록관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작가는 “2018년 ‘검은 비’를 설치하며 상무관의 무거운 역사성을 품을 수 있을지 부담스러웠지만 지난 5년 동안 광주시민에게 인정받아 다행이었다”며 “상무관이 아니면 ‘검은 비’는 존재 의미를 잃는다. 언젠간 다시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단톡방 ‘탈옥’ 들켰다면…‘조용히 나가기’ 따라 해봐요!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