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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n번방’ 이후 또 다른 성 착취에 맞선다…‘벗방’ 피해자공동지원단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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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사이버 성폭력 대응센터,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과 n번방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이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참석자 모두를 하나의 빨간 줄로 이어 함께 연대하고 있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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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이나 성인 방송에서 이른바 ‘벗방(옷을 벗는 방송)’을 강요당하는 여성 BJ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지원단이 출범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벗방 피해자 공동지원단(지원단)’을 조직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지원단은 벗방을 기존의 유형화된 성폭력과 다르게 보는 사회적 인식에 주목했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벗방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호랑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피해자들은) 벗방이 무엇을 감내해야 하는지 경험해보지 않은 채로 참여하게 된다”며 “금전적 배상이나 시청자가 보고 있다는 점 때문에 방송 중 불편한 상황이 생겨도 거부할 수가 없는데 이를 겉으로만 보고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협박이나 사기 때문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지원단은 벗방에 다양한 피해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방송인이 ‘그냥 와서 같이 술만 마셔달라’고 제안한 뒤 방송이 시작되자 카메라 앞에서 원치 않는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벗방을 그만두려는 여성 방송인에게 회사가 불공정 계약을 이유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지원단은 장시간 방송을 강요하거나 숙소·방송 지원을 빌미로 쌓인 채무를 상환하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했다.

영상의 통제권이 가해자에 있다는 점도 협박의 빌미가 된다. 혜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는 “계약 내용과 달리 영상을 녹화한 뒤 재방송으로 수익을 버는 (가해) 경우도 있었다”면서 “영상을 지우는 조건으로 방송을 또 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지원단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법률·의료 지원과 심리상담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벗방 산업의 성 착취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벗방 피해자 공동지원단 상담 전화>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02-982-0922 (평일 9:00~18:00)
-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02-953-6279 (평일 9:00~18:00)
- 한국성폭력상담소 02-338-5801 (평일 10:00~17:00)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02-817-7959 (화요일 13:00~17:00시, 5월 이후 신규상담 가능)


경향신문

상담전화. 벗방 피해자 공동지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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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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