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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우크라전 경악 나토, 강한 전투동맹으로 변신…대러 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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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보도…"러 접경 주둔군 증강, 군사비 확대, 핵전력 훈련도"

"'침공시 보복' 억지력 넘어 첫날부터 영토 한뼘도 안뺏기는 전략"

연합뉴스

"오늘부터 우리 동맹"
(브뤼셀=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지난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왼쪽)으로부터 핀란드의 회원국 가입문서를 전달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2023.4.4 photo@yna.co.kr [나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수십 년 동안 동면에 빠져 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유능하고 전투적인 군사동맹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만행에 충격을 받은 나토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는 전략을 '보복에 의한 억제'에서 '거부에 의한 억제'로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나토는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공격을 받은 회원국들이 미군 등 동맹국 본토의 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도착해 보복 공격을 펼칠 때까지 버티는 전략을 수립해 두고 있었다.

하지만 부차와 마리우폴 등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잔학행위를 목격한 이후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러시아 인접 나토 회원국들은 더 이상 러시아군 점령 기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토가 러시아 침공 첫날부터 단 한 뼘의 영토도 내주지 않는 '거부를 통한 억지'로 대응 전략을 수정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는 나토가 러시아 국경을 따라 더 많은 상시 주둔군을 배치하고, 회원국들이 더 많은 군사비를 지출하며,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의 전쟁 계획을 더 긴밀하게 통합하는 등의 실질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NYT는 소개했다.

당장 나토는 러시아에 가까운 동부 진영 동맹국들에 더 많은 상시 주둔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위기 이후 나토는 발트 3국과 폴란드 등 4개국에 대대 규모 주둔군을 배치했다.

러시아 침공 시 이 국가들이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1~2주 정도 침략군과 싸울 수 있도록 하려는 구상이었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 등에도 주둔군을 배치해 나토군 배치국이 8개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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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라트비아에서 훈련하는 나토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8개 전투 대대의 전체 병력은 1만여명에 불과하다고 나토 관계자는 전했다.

나토는 현재 8개국 배치 주둔군을 여단급으로 확대해 각국에 4천∼5천명씩 전체 병력 규모를 4만~5만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는 또 올 7월 차기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군사비 지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설정하는 새로운 규정도 채택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보여준 전투 능력을 감안할 때 회원국들이 향후 10년 동안 GDP의 2.5~3% 정도를 지출하면 억지력을 갖추는 데 충분할 것이라고 나토 고위 관계자는 예측했다.

미국과 나토의 전쟁 계획을 더 긴밀히 통합하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 내 미군을 지휘하는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 유럽연합군최고사령관이 냉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전쟁 계획을 통합하고 있다고 나토 고위 관리가 전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나토와 함께 유럽을 어떻게 방어할지를 결정하면서 유럽 방어의 핵심으로 돌아왔다"면서 "동유럽 국가들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나토가 그들을 방어하기 위해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히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나토는 유럽의 방공망을 개선하고, 과시적인 군사훈련도 더 많이 실시할 계획이다.

나토는 이미 지난해 그동안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진행해 오던 핵전력 훈련을 공개적으로 실시했다. 이는 서방이 러시아의 핵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과시하려는 의도였다고 나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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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나토 본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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