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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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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서 나와 콜드론치 北 고체 ICBM에 킬체인 무력화 우려도…軍 “기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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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4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과 영상을 보면 화성-18형은 발사관 채로 이동식 발사차랑(TEL)에 실려 발사장으로 이동했고,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공중에서 점화가 이뤄졌다. 화성-17형까지 이용한 ‘핫론치(hot launch)’ 방식과 다른 것으로, TEL 파손을 막을 수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13일 화성-18형을 발사하는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낮 12시 조선중앙TV가 발사 영상도 공개했다. 새로운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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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 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며 14일 영상을 공개했다. 화성-18형이 발사관에서 콜드론치 방식으로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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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20m 넘을 듯…추력 강해 TEL 파손 막으려 콜드론치

영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격납고에서 미사일을 바라보고 관계자들에게 무언가 지시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로 시작된다. 이어 발사관 채로 TEL에 실린 ‘화성-18형’ 미사일이 발사장에 들어선다. 미사일 발사관 앞부분 덮개가 분리돼 아래로 떨어진 뒤, 발사관이 수직으로 세워졌다.

김정은이 발사를 승인하자 장창하 대장(국방과학원장)의 “제2중대 시험발사 승인되었다. 발사할 것”이라고 발사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미사일은 먼저 발사관에서 위로 밀려 나온 뒤 공중에서 점화가 이뤄지고 하얀 연기와 함께 솟구쳐 올랐다. 압축 기체를 이용해 미사일을 상승시킨 뒤 공중에서 연료로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론치 방식으로 발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기존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은 발사관이 없고, 지상에서 발사 즉시 엔진이 점화되는 핫론치 방식으로 점화된다.

영상은 ‘화성-18형’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을 10회가량 다양한 각도에서 반복해 보여줬다. 이어 단 분리 장면이 나왔고, 미사일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부분의 지구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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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 ICBM '화성-17형'이 TEL에 실려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걸어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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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액체연료 추진 ICBM과 비교해 화성-18형이 가장 다른 점은 화염의 색상과 모양이다. 이번 화염은 흰색에 가까운 황색을 띠는데, 액체연료 방식인 ‘화성-17형’은 붉은색에 가까운 황색이다. 고체연료인 화성-18형은 발사 당시 화염이 주변으로 퍼지고, 액체연료인 화성-17형은 촛불과 비슷한 형태로 모인다. 콜드론치와 핫론치 방식의 차이로 보인다.

북한이 화성-18형을 콜드론치 방식으로 발사한 것은 고체연료 엔진은 추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발사 때 충격으로 TEL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고체 ICBM을 핫론치 방식으로 쐈다면 TEL이 충격을 못 이기고 뒤집히거나 부서질 수 있다.

화성-18형은 지난 2월 인민군 창건일 열병식에 등장했다. 당시 북한은 9축 TEL에 실린 형태로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 차체 크기 등을 고려할 때 미사일 길이는 20m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콜드론치 방식은 국군도 사용하고 있다. 우리 군이 북핵에 맞서 개발한 ‘괴물 미사일’ 현무도 TEL이 하중을 버티도록 콜드론치 방식으로 발사하는 모습이 지난해 공개됐다.

◇우리 군 킬체인 무력화 우려 나와…軍 “기우”

김정은과 딸 주애가 등장한 발사 전 대기 장면 사진에서는 북한이 화성-18형을 엄폐하려고 터널을 활용한 것이 포착됐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방식과 달리 연료 주입에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발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화성-18형을 산 속 터널에 숨겨놨다가 꺼내 발사한다면 한미 정보자산이 사전에 발사 징후를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킬체인’ 등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 무력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런 운용 방식 때문이다.

군 당국은 킬체인 무력화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일축했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은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탐지, 타격,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3축 체계는 과거의 최초 설계 개념에 고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의 위협 변화 추세에 따라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실시간 표적 탐지 및 분석 능력, 지해공 기반의 초정밀 신속타격 능력, 복합다층미사일 요격 능력, 고위력 탄도미사일 능력 등을 기술적으로 계속 진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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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동해상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군이 '현무-Ⅱ', 미군이 ATACMS 등 지대지미사일을 1발씩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대응했다. 사진은 현무-2가 발사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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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북한의 화성-18형 시험 발사에 대해 “고체연료 방식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시험발사”라며 “체계개발 완성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고체연료 다단계 발동기, 단 분리, 시간지연분리시동 방식 등 오늘 북한 발표에 나온 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탄도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통상적인 기술요소”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김정은이 지상연소 실험 현장지도 4개월 만에 고체연료 추진 ICBM을 발사했다. 지상 연소 실험 시기를 고려할 때 고체 추진 ICBM 시험 발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국방부는 “우리는 이보다 더 효율적이고 첨단화된 방식의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소 기자(mins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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