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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긴축 종료' 힘 실린다…미국 3월 물가 5% 상승, 2년래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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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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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5%대로 낮아진 건 18개월 만이다. 이는 또 2021년 5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긴축 사이클을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미국 CPI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5.0% 상승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CPI 상승률(6.0%)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2021년 9월(5.4%) 이후 18개월 만에 5%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전년 대비 지난달 CPI 상승률은 5%대 초반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는 5.1%를 제시했다.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의 전망은 5.22%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에 전년 대비 9.1% 올라 4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후 Fed의 금리 인상으로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으로 CPI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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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3월 전년 대비 CPI가 둔화한 데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기저 효과도 있다. 지난해 3월 CPI가 전년 대비 8.5% 수준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 둔화 흐름이 계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감산 계획 때문이다. 안나 웡 블룸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계속해서 오른다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인플레이션 둔화)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3월에 전년 대비 5.6% 올랐다. 2월(5.5%)보다 0.1%포인트 소폭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 여부를 판단할 때 장기적 추세의 물가지수를 보여주는 근원 CPI를 많이 참고한다. 근원 CPI 추세가 꺾이지 않아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되면 ‘끈적한 물가(sticky inflation)’라고 표현한다.

시장은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인 2%에 비하면 여전히 높고, 미 고용시장도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마지막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에서 3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3만6000명 늘었다. 2월(32만6000명)보다는 둔화했지만, 20만 명을 웃돌고 있다. 3월 실업률(3.5%)도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0.25%포인트 높은 5.0~5.25%로 전망하고 있다. Fed가 5월에 베이비스텝을 밟은 뒤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전에는 투자은행들이 두세 차례 추가 인상을 점쳤지만, 은행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5월 정점론’이 우세해졌다.

Fed 고위 인사들의 신호는 엇갈리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은행위기 충격에 대한 평가가 끝날 때까지는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낮추기 위해 할 일이 남았다”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13일(한국시간) 나올 3월 FOMC 의사록에 쏠린다. SVB 사태 이후 첫 FOMC 의사록에서 Fed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해 보려는 것이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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