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스푸트니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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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입장 변화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러ㆍ중 간 신뢰 협력 관계가 한층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20~21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북방 4도(島)의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어느 한쪽의) 입장을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ㆍ러는 어떤 공식적인 반응도 내놓지 않았지만, 러시아 내에선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은 1964년 7월 당시 최고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이 방중한 일본 사회당 대표단에 “북방영토는 일본의 것”이라고 표명한 이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 당시 중국은 소련과 국경 분쟁 중이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일본 편을 들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1964년 당시 최고지도자인 마오쩌둥이 "북방영토는 일본의 것"이라고 밝힌 이후 60여년간 같은 입장을 취했다. 사진은 1972년 9월 29일 당시 베이징을 방문한 다나카 가쿠에이(사진 왼쪽) 일본 총리가 마오와 접견실에 들어서는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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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ㆍ일 관계 전문가인 발레리 키스타노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일본학센터장은 “쿠릴열도에 대한 이번 중국 측의 언급은 중국이 외교전략에서 러시아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일본이 러시아의 ‘비우호국’ 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이같은 입장 변화를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통신에 말했다.
중국의 입장 변화가 한ㆍ미ㆍ일 안보협력과 일ㆍ필리핀 간 군사협력 강화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키스타노프 센터장은 “일본은 중국의 안보 위협을 약화하기 위해 모든 전선에서 전력을 다해 반중국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북한을 겨냥한 한ㆍ미ㆍ일 삼각 공조도 실상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에서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포함해 쿠릴열도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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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최근 일본이 필리핀과 군사분야 협력에 나선 것 역시 새로운 반중국 블록 형성을 노린 것으로 중국이 반길 리 없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등을 놓고 영유권 분쟁 중인데, 일본은 필리핀에 경계 감시용 레이더 제공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실효 지배 중인 쿠릴열도 4개 섬을 군사기지화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러ㆍ중 정상회담이 한창이던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를 기습 방문하자, 쿠릴열도 북부의 파라무시르(일본명 호로무시르) 섬에 사거리 500㎞의 바스티온 순항미사일을 전개하는 등 수위를 높였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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