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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미군이 추가 사용토록 허가한 군 기지 4곳을 대만과 인접하고 남중국해에 있는 곳으로 지정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남태평양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턱밑에 군 기지를 사용함에 따라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4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전날 미국과 필리핀간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미군이 추가로 사용하게 된 군 기지 4곳을 전날 공개했다.
우선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북부 루손섬 카가얀주의 카밀로 오시아스 해군 기지와 랄로 공항과 이사벨라주의 멜초 델라 크루즈 육군기지 3곳이 포함됐다.
카가얀주의 산타아나에 위치한 해군 기지의 경우 대만에서 40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중국 견제를 위한 군사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나머지 한 곳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 기지를 구축한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 인접한 팔라완 부근의 발라박섬이
다. 칼리토 갈베즈 필리핀 국방장관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한해 물동량이 3조 달러(약 3928조원)에 달하는 남중국해에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월 필리핀에서 갈베즈 국방장관과 만나 군 기지 4곳을 추가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동맹을 맺은 미국과 필리핀은 2014년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해상 안보를 위해 미군 항공기와 군함을 필리핀 내 기지 5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EDCA를 체결했다.
미군은 현재 팔라완의 안토니오 바우티스타, 팜팡가주의 바사, 세부의 베니토 에부엔, 민다나오섬의 룸비아 등 공군 기지 4곳과 누에바 에시아주의 포트 막사이사이 등 5곳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했다. 미국은 이들 5곳의 군 기지의 인프라 확대에 8200만달러(약 1074억원)를 투입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구단선을 그어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필리핀이나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함정을 배치하는 등 수시로 무력 시위를 벌여왔다.
친중국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중국과 마찰을 피했지만 후임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30일 취임 직후 실리 추구를 위한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추진해왔다.
앞서 미국과 필리핀이 지난 2월 군사기지 사용에 합의한 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사익에 입각해 제로섬 사고를 갖고 이 지역에 군사 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지역 정세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며 “지역 국가들은 이를 경계하고 미국에 말려들어 이용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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