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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주년 맞은 인터넷은행 “시장에 성공적 안착... 리스크 관리·혁신 방안은 숙제” [국회 방청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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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
학계·금융당국·인뱅 3사 대표 등 참여
인뱅 3사 대표 한목소리 “금융소비자 후생 촉진할 것”
학계 “혁신, 포용 지속 위해 튼튼한 기반 중요” “늘어난 중금리 대출 리스크 관리 필요”
금융당국, 애로 사항 수렴하며 ‘메기’ 역할 적극 지원


매경이코노미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주최하고 윤창현 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동 주관하는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가 3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조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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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은행권 과점 체제 해소 핵심 주체로 떠오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출범 후 5년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은행업의 효율성과 소비자 후생 증진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늘어난 중금리 대출 관련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향후 대안신용평가 능력 등 내실을 다지고 경쟁과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됐다.

3월 27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주최하고 윤창현 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동 주관하는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가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인터넷뱅크 5주년 – 내 손안의 은행에서 모두의 은행으로 점프업(Jump up)’ 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윤한홍 정무위 간사,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 등을 비롯해 인터넷은행 3사 대표(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참석해 축사와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개회사에서 “인터넷은행 출범 5주년이 지난 시점에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지 점검하고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분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늘 토론회가 더 편한 서비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전문 은행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을 기대한다”며 “기존 정책의 효과성을 점검해 좋은 정책이라면 지원하고 잘못된 정책이라면 수정하는 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인터넷은행의 도약이 금융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을 통해 자율과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뱅 3사 대표 “은행 산업의 혁신 주도... 소비자 편익 증대해나갈 것”
매경이코노미

3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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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인뱅 3사 대표들은 앞으로도 은행 산업 혁신을 주도함과 동시에 소비자 편익을 증대해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협의회는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 완화 ▲일부 대면 업무를 허용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대환 건에 한해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면제 등을 당국에 건의해온 바 있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년이 됐다. 공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업 혁신을 주도하면서 소비자 편익 지키는 것을 과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인터넷은행 특례법 1조 1항을 언급하며 “금융 혁신, 은행업의 건전한 경쟁 촉진, 금융소비자 후생 촉진, 금융 산업 발전 이바지 등 특례법 조항 자체가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와 맞닿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인터넷은행은 대형 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빠르게 인정받았고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은 사례로도 꼽힌다”면서 “하지만 기술 기반 혁신은 중요한 과제고 혁신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어떤 선택과 효용을 도울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도 인터넷은행이 금융 산업과 경제 발전에 새롭게 기여하도록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역시 “인터넷은행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어려운 금융을 쉬운 금융으로 바꿔 기존 은행을 바꾸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며 “은행권 경쟁 촉진과 디지털 혁신, 지속적인 자본 확충을 통한 건전성 기여, 인터넷뱅크 인가 시 부여받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대출 잔액 40%가량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3사 소속 직원들이 직접 나와 각 사 혁신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미옥 카카오뱅크 매니저는“카카오뱅크는 여전히 성장 중”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권 매니저는 “카카오뱅크는 전체 은행 중 청년 전월세 대출의 62%를 책임지고 있다.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접근성을 높여 누적 중저신용대출 공급액은 7조1094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뱅크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중저신용자 맞춤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는 비결로 고도화된 대안 신용평가모형(CSS)을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데이터와 기술로 기존 CSS 한계를 극복해냈으며 6개 기관, 4300여개 변수, 527만건 이상의 가명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CSS를 개발해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사업장의 영업성을 평가하는 항목뿐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 납부 정보, 금융결제원 이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현주경 케이뱅크 매니저는 ‘최초’의 수식어를 강조했다. 현 매니저는 “국내 최초 완전한 비대면 계좌 개설, 우대 조건 없는 수신 상품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확대에 주력했다”며 “특히 수신 상품의 경우 모든 고객이 공평하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금융 상품을 통해 소비자 선택지를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뮤직K정기예금은 이자를 디지털콘텐츠(음악)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라며 “출금 통장과 정기예금을 하나로 합친 상품과 국내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하는 등 혁신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토스뱅크 매니저는 ‘포용과 혁신’을 키워드로 꼽았다. 이 매니저는 “토스는 ‘신뢰할 수 있는’ ‘누구나 쉽게’ ‘고객과 함께’를 위해 노력한다”며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기반으로 모든 구성원이 탁월한 역량과 열정을 발현하고, 고객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 되도록 노력 중이다. 또한 금융소외계층까지 포용하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고 고객 중심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은행업 주요 플레이어로 급부상... 리스크 관리와 경쟁·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이날 토론회 기조연설을 맡은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전 금융연구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탄생한 만큼 앞으로도 금융권 전반의 혁신을 위해 사용자 중심 서비스 개발, 기존 은행업에서 소외됐던 부문 대상 금융 서비스 제공,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실용화 참여 등을 지속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은행 진입장벽을 낮춘다고 해도 시중은행 중심 과점 체제를 깨고 완전 경쟁 체제로 재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는 “미국 사례와 같이 은행업 불안정성이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완전경쟁 형태 은행업은 경제에 큰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수의 차별화되지 않은 신규 은행을 추가하는 것도 효과가 제한적이다”며 “초기에는 고객 확보를 위해 기존 은행보다 낮은 비용 구조를 이용해 적극적 수신과 대출 경쟁을 할 수 있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쿠르노 경쟁적 상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쿠르노식 과점 시장’이란 제한된 숫자의 경쟁사들이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생산 의사 결정을 고려해 각자 생산량을 결정하면서 생산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즉 은행들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예금과 대출 금리를 제시하면서 은행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제한된 숫자의 은행들이 가격(금리) 경쟁을 하지 않고 시장을 적절히 분할해 경영하는 것이 스스로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은행들이 아주 치열하게 금리 경쟁을 하지 않고, 금융 소비자들도 은행 간의 금리 차이에 대해서 상당히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당국이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고도의 혁신 능력과 플랫폼 운영 능력,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갖춘 인터넷전문은행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화폐와 같은 토큰 경제 인프라를 갖출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영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인터넷은행이 혁신·포용을 지속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며 “건전성,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잘 갖춰나가는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금융감독원도 수신 구조의 안정성, IT 보안 등 인터넷은행의 애로 사항을 수렴해 감독 업무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가계신용대출 시장의 경쟁 상황 개선돼... 정보 보안 부분에도 노력해야”
매경이코노미

2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 현장. (조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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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융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이바지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비대면 편의성 증가, 은행 산업 경쟁도 개선, 소비자 편익 증진 등을 통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중·저신용자 공급자를 넘어 청년, 서민금융 역할로 프레임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과 신용평가 고도화, 건전성 관리 강화, 소비자 보호 등 내실 있는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제 발표를 맡은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지수(HHI·Herfidahl-Hirschman Index)를 통해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가계신용대출 시장 경쟁도를 분석했다. 여 교수는 “가계신용대출 시장에 대해 살펴보면 인터넷은행의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 2017년 이후 HHI가 확연하게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회귀 분석을 했을 때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계신용대출 시장 경쟁 상황을 유의하게 개선했다고 볼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의 향후 과제로 ▲전자금융거래 방식에 대한 일부 예외 허용 ▲대주주 신용공여 금리 개선 ▲중소·소상공인 금융 지원 사업 참여 확대 ▲예대 금리차 공시 개선 ▲투자자문업 허용 범위 확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완화 ▲청년·서민 금융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여 교수는 “인뱅은 전자금융 거래 방식에 있어 비대면이 아닌 경우 매우 엄격하게 제한되는데, 대면으로 이뤄져야 하는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고객 편의를 증진하는 목적에 한해 대면을 허용해주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며 “서민금융 지원 실적 등에 대한 종합적인 조치 방안 등의 강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고 제언했다.

리스크·수익성 관리 등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늘어난 중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고 향후 대안신용평가 능력 강화와 해외 진출 등으로 수익성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바일런’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 도입으로 은행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은행 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아진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할 방향의 제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 혁신 차원에서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대출 공급 역할이 강조됐는데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은 위기에 취약하다”며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모바일 뱅크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예금보험 상한 상향 조정이 필요하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다양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를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데이터 보안의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데이터 이용이 확대되기 어려운 것은 데이터에 대한 보안 이슈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율적으로 강화된 보안 기준을 국민께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비자로부터의 신뢰가 없으면 뭘 해보겠다는 시도 자체가 공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정보 보안 부분에 있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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