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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드라마·BTS 인기에도…지난해 지재권 무역수지 '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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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다이너마이트' 공연하는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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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지사들이 특허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었고, 한때 수출 효자였던 게임 산업이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부진한 영향이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ㆍ영화ㆍ웹툰 등의 세계적 인기가 이어지면서,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2021년에 이어 다시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을 세웠다.

24일 한국은행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는 13억3000만 달러(약 1조714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2021년 방탄소년단(BTS)ㆍ오징어게임 등의 흥행에 힘입어 사상 처음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산업재산권(특허 및 실용신안권, 프랜차이즈 등), 저작권(음악ㆍ영상저작권)과 같은 모든 유형의 지식재산권 매매와 사용거래를 포괄하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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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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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로 보면 산업재산권이 2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이 4억5000만 달러 늘었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등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저작권은 15억2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다만 2021년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10억8000만 달러 줄었다. 이 가운데 음악ㆍ영상을 포함한 문화예술저작권이 눈에 띄는 성과를 이어갔다. 역대 가장 많은 6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류 열풍이 이어졌고, 드라마·웹툰 등도 수출이 꾸준히 증가한 덕분이다.

연구개발ㆍ소프트웨어(SW) 저작권도 9억2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이 가운데 게임을 포함한 컴퓨터프로그램 부문은 18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최대 적자 기록이다.

한국의 최대 게임 수출국인 중국이 2021년 9월부터 청소년에 대해 심야 게임 제한에 들어간 데다 정치적 이유로 한국산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게임 유통 허가) 발급을 제한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발급된 판호 중 한국 게임은 전무했고,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1개, 2개의 한국 게임만 판호를 발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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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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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상대 국가별로 보면 미국(-19억 달러), 영국(-17억3000만 달러), 일본(-3억7000만 달러) 등에서 적자를 봤다. 특히 대(對) 미국 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베트남(17억1000만 달러)에서 가장 많은 지식재산권 흑자를 냈다. 대 중국 흑자는 2021년 25억8000만 달러에서 2022년 10억3000만달러로 급감했다. 중국을 상대로 거둔 사상 최소 흑자다. 게임 수출이 부진했던 여파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억2000만 달러 흑자를 거뒀지만, 서비스업은 15억5000만 달러 적자였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ㆍ트레일러는 역대 가장 많은 흑자(12억6000만 달러)를 냈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분야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가운데 ‘소프트파워’를 상징하는 지재권 분야도 적자 누적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화용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올해도 문화예술저작권 수지 흑자 규모는 한류 콘텐트를 중심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특허권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재산권의 경우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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