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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美금리 5% 진입] "물가 잡기 힘드네"...수입물가 상승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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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로 벌어진 韓美 금리차

환율·물가상승과 자금유출 압력↑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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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 만에 겨우 진정된 물가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입 물가가 높아져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린 4.75~5.0%로 결정했다.

이날 연준의 베이비스텝으로 한국(3.50%)과 미국(4.75~5.00%)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1.50%p로 벌어졌다. 이는 2000년 10월(1.50%p)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통상적으로 한국의 금리는 세계 최대 선진국인 미국보다는 높아야 외국인 투자 자금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 인상 브레이크를 밟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연준은 기준금리 전망(점도표)을 종전대로 5.1%로 유지해, 앞으로 0.25%p를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4월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연준이 점도표상 올해 전망치(5.00~5.25%)에 따라 5월 베이비스텝만 밟으면 미국(5.00~5.25%) 기준금리는 한국(3.50%)보다 1.75%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한·미 금리 역전 폭으로서는 22년 새 최대 기록이다.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지난달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 물가는 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3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8.03으로 전월 대비 2.1% 올랐다.

수입 물가는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3월 소비자물가에서는 환율이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4.8%로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앉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간을 벌었지만 결국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앞으로의 물가나 환율, 외국인 자금 유출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앞서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이번엔 동결을 하지만 '최종 금리 3.75%'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상황에서 벗어나 고강도 통화 긴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높은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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