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크라 전쟁의 중요 버팀목”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모스크바에서 회담 이후 이동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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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러시아에게 드론(무인기)을 꾸준히 공급해온 사실이 러시아 세관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의심이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21일 <뉴욕타임즈>는 중국 26개 업체가 생산한 드론이 중국 수출업체 70곳을 통해 러시아에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공식 세관 자료에서 확인한 것으로, 수출 규모는 약 1200만달러(약 156억원) 이상에 이르렀다. 신문은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양국 사이에 ‘조용한 협력’이 계속돼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확인된 공식 수출은 전체의 일부일 뿐 카자흐스탄·파키스탄·벨라루스 등 러시아에 우호적인 다른 나라로 흘러 들어간 비공식적 수출을 포함하면 중국의 전체 대러시아 드론 수출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이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드론을 러시아에 꾸준히 보내는 것은 미-중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소재라고 꼬집었다.
러시아에 수출된 드론의 절반 이상은 세계 최대 드론 생산업체인 중국의 디제이아이(DJI) 제품이었다. 이 회사 제품과 다른 회사 제품이 함께 섞여 선적됐으며 중간에 소규모 수출업자들이 운송을 담당했다. 일부는 이 회사의 자회사 ‘아이플라이트(iFlight) 테크놀로지’를 통해 러시아에 직접 판매됐다.
이미 미국의 수출규제 대상에 올라 있는 디제이아이(DJI)는 이 같은 지적에 전쟁 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대한 선적을 중단했다고 맞섰다.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도록 철저한 프로토콜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대변인은 <뉴욕타임즈>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다른 전자제품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의 모든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드론을 수출한 기록이 확인된 중국 드론업체 ‘오텔’(Autel)도 이메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판매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이 러시아에 수출한 드론에 미국의 기술이나 부품이 사용됐다면, 미국의 제재 위반이 된다. 다만, 신문은 중국 드론에 미국의 기술과 부품이 포함돼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제재에 관한 국제 전문가 그룹 ‘예르마크-맥폴’(Yermak-McFaul)의 회원 제임스 허드슨은 신문에 “중국의 고위급 성명들을 보면 전쟁의 종식을 원한다는 내용을 볼 수 있지만, 그 배후에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이 떠난 무역 채널을 차지하기 위한 기회를 이용해왔다”고 말했다. 신문은 나아가 “중국은 군사적·외교적·경제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에게 점점 더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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