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지원연 김길남 박사 연구팀, 건강기능식품 활용 기대
강원도 양구군에서 보호중인 개느삼.[KBSI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 세계에서 우리 나라에만 자라는 희귀약초 ‘개느삼’이 항염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개느삼을 활용한 항염증성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춘천센터 김길남 박사 연구팀이 양구군, 국립수목원과 공동으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이 염증 유발 물질로 처리된 세포와 동물에서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개느삼은 한국 고유의 특산식물로,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남한의 강원도 북부 지역 등에 서식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양구군의 한전리와 임당리 서식지는 천연기념물 372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양구군은 개느삼을 대량 증식해 녹지 공간에 식재함으로써,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개느삼은 민간에서 진통과 소염, 해독, 타박상, 어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소염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으나, 그동안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기능성 화장품, 식품소재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항염효과, 부작용 등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요구돼 왔다.
연구진은 좀 더 나은 항염성분 입증을 위해 개느삼의 전초, 줄기, 뿌리의 추출물로 항염 효과를 각각 비교·확인하고자 했다. 염증 실험에 주로 쓰이는 마우스 ‘대식세포’에 염증 반응을 유도한 후 대표적 염증유발물질인 산화질소의 생성 저해율을 측정했다. 개느삼의 뿌리 추출물을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산화질소의 발현이 47.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뿌리 부분에서 항염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개느삼 뿌리 추출물은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엔에프 카파비(NF-kB)의 활성을 감소시켜, 염증 유발 단백질인 iNOS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6)의 발현을 각각 77.8%, 42.7% 억제시키는 현상이 함께 확인됐다.
조수현(왼쪽부터) 박사, 정회빈 박사, 김길남 박사.[KBSI 제공] |
연구진은 세포가 아닌 동물 수준에서도 개느삼이 염증성 부종에 미치는 항염 효과를 관찰했다.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카라기난(Carrageenan)을 마우스의 발에 주사해 부종을 유도하고, 개느삼 뿌리 추출물을 마우스에 경구 투여를 했을 때 나타나는 발 부종의 두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개느삼 뿌리 추출물이 발 부종 역시 현저히 완화시켜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형식 KBSI 원장은 “이번 연구는 민간에서 전해진 식물사용 사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결과로, 기능성 화장품 및 식품소재 개발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개느삼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생물소재로 조기 활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 등 후속 연구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통합보완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에쓰노파마콜로지’에 지난달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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