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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이게 웬 날벼락” 만년 적자 겨우 버텼는데…결국 넷플릭스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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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한 장면. 내년부터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SBS 드라마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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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넷플릭스가 국내 사업자들과 공격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으며 한국 시장을 침공하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 멤버십 회원에게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무료 시청 혜택을 제공한 데 이어, 내년에는 SBS의 인기 콘텐츠들을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은 ‘만년 적자’를 감수하며 마케팅, 콘텐츠 투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란 우려도 나온다.

20일 넷플릭스는 내년부터 SBS의 인기 콘텐츠 다수를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방영 중인 ‘런닝맨’,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골 때리는 그녀들’뿐만 아니라 과거 인기를 끌었던 ‘모래시계’, ‘스토브리그’, ‘펜트하우스’ 등 SBS의 인기작들이 대거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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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포스터.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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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 SBS의 신작 드라마 중 일부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한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언어의 자막, 더빙을 제작하고 현지 홍보 및 마케팅 활동으로 K콘텐츠를 해외에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3사가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 3사는 국내 OTT인 웨이브의 주요 주주로서 해외 플랫폼과 협업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장기적인 파트너십 대신 일부 콘텐츠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에 단건 계약으로 판매해 왔다.

이에 따라 지상파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삼았던 웨이브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웨이브는 지상파가 제작한 콘텐츠를 모두 제공해 왔다. 올해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과거 지식재산권(IP)를 리메이크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SBS와 넷플릭스의 계약에 따라 일부 콘텐츠는 웨이브가 아닌 넷플릭스에서만 독점 공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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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멤버십 광고 영상. [네이버 플레이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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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외에서도 국내 사업자와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네이버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를 시청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멤버십은 월 4900원으로 넷플릭스에서 ‘광고형 스탠다드’(월 5500원)를 직접 구독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기존에 네이버와 협업해 무료 시청 혜택을 제공해 온 티빙으로선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네이버와 티빙이 제휴를 맺고 있었던 만큼 OTT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OTT 사업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텐츠비용과 마케팅비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국내 OTT 사업자들은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는 해외 플랫폼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1420억원,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두 회사는 출범 후 한 번도 영업이익을 거둔 적이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넷플릭스와 국내 사업자는 투자 금액과 매출, 이익 모두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라면 K콘텐츠가 해외 플랫폼의 하청업체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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