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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공화 대선 주자들, 우크라 지원 회의론…긴장하는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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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크라이나군 탱크가 15일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에서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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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 후보군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강한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쪽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폴리티코>의 국제정치 담당 부에디터 알렉산더 번스는 15일 칼럼에서,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이 자신에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지정학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재선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만 돼도 “선거운동을 통한 그의 영향력은 파괴적”이라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정부 고문으로 일하며 지원 요청을 위해 워싱턴을 오가고 있다. 그의 우려는 전쟁 초기부터 푸틴 대통령을 전략적 천재라고 치켜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어 사용 지역’을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태도는 항복을 의미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유럽은 자신들의 안보를 미국에 너무 의존한다”며 “그건 우리한테 불공평하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에 맞서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의 전략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하루도 안 돼 전쟁을 끝내게 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놓고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13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미국에는 국경 강화나 중국 견제 등 많은 핵심 이익이 있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영토 분쟁에 더 휘말리는 것은 그것들 중 하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주면 안 된다”는 같은 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후보들의 입장은 “필요한 한 언제까지나” 지원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크게 상반된다. 지난달 갤럽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에 민주당원들은 81%가 동의했지만 공화당원들은 53%만이 동의했다. 일부 상원의원들이 디샌티스 주지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단순히 ‘영토 분쟁’으로 치부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하는 등, 공화당 안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놓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것은 최근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과 맥락이 닿는다. 번스 국장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가 커질수록 미국에서 이에 대한 정치적 피로감도 커질 것이라면서 “시간은 내 편”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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