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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尹-기시다, 16일 정상회담…128년 역사 노포서 오므라이스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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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尹 ‘실무방문’ 형태로 1박2일 방문
“12년간 중단됐던 셔틀외교 복원”
17일 한일의원연맹 등 친선단체 접견
한일비즈니스테이블·게이오대 강연
대통령실 “지소미아도 해결될 것”


매일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뉴욕의 한 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지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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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17일 양일간 일본을 실무방문 형태로 찾는다. 14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실무방문한다”면서 “12년간 중단됐던 양자 정상 방문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오전 일본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우리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만찬 등이 이어진다.

김 실장은 “양국 정상은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한 이후 이행을 포함한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정상화 방안과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면서 “경제협력을 가로막는 정책 장벽을 해소하고, 협력을 심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만남에서 여러 의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배우자들과 함께 이른바 ‘1차’로 긴자에 있는 일본 전통 ‘가이세키’ 요리로 만찬을 한 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두 사람만 단독으로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긴자의 유명 경양식집으로 옮겨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차’ 장소로 유력한 경양식집 ‘렌가테이’는 돈까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진 다소 허름한 ‘노포’로 일본 정부가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2차 만찬 장소로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제가 확인해드릴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일본이 호스트로서 윤 대통령을 최대한 예우하기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정상회담과 1차와 2차로 이어지는 만찬 자리에서 두 정상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계기가 된 한국의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징용 문제 해법은 물론, 과거 한일관계 경색 때 불거진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배제 문제도 의제로 올리고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또 이로 인한 한국의 일본에 대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인 지소미아(GSOMIA) 재개까지 모든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올 수 있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출규제 문제, 화이트리스트 문제, WTO 제소문제는 다 맞물려있기 때문에 협의가 어느 한 부분에서 진전되면 다소의 시차는 존재할 수 있지만, 세가지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를 넘어 한미일 3각 공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소미아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양국 정상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현재까지 한일간 잘 작동되고 있지만, 형식적 측면에선 지난 정부에서 중단과 보류가 단행되는 과정 속에서 매끄럽지 않게 와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한일관계가 개선되면 지소미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방일 이틀째인 17일에는 한일간 교류를 지원하는 일본 친선단체 인사들 접견과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 개최, 게이오대 강연 등이 일정으로 잡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한일의원연맹과 한일협력위원회 소속 정계 주요 인사들과 오전에 만남을 가진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비롯한 일본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만큼, 윤 대통령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양국간 주요 경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함께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의 정상이 함께 해 양국의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적극 지지하고, 기업인간 교류 지원 의지도 밝힌다는 의미가 있다. 이어 오후에는 게이오대를 찾아 일본 대학생과 한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번 윤 대통령의 방문은 실무방문이다. 국빈방문이나 공식방문에 비해 단계가 낮다. 하지만 12년 전인 2011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마지막으로 단절됐던 ‘셔틀외교’의 복원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무방문은 의전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의전행사는 확 줄어들지만, 셔틀외교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선 더 적합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 실장은 “이번 방일은 그간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정상화 에 본격 진입했다는 것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면서 “양자 외교는 12년만으로 2011년 노다 요시히코 당시 일본 총리가 방한하고, 같은 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방일한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답방’이 있어야 셔틀외교가 완전한 복원이 될 수 있기에 이 부분도 이번 방일의 주요한 이슈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언제 방한하게 될지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해봐야 안다”면서도 “하지만 두 지도자들 간에 형성된 개인적 신뢰라던지 이런것을 봤을 때 앞으로 셔틀외교가 정상 수준은 물론이고 고위급, 장차관 수준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진행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문 등 어떤 형태로든 결과에 대한 브리핑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방식과 형태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UAE를 국빈방문했을 때는 공동선언문을 양국 정상 명의로 발표한 바 있고, 외국 정상들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도 만남의 성과를 이같은 형태로 낸 적이 있다. 다만 이번 일본 방문과 한일정상회담에 쏠리는 관심을 생각하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일본 방문을 통해 한일 관계를 풀어내고, 1달여 후 미국을 국빈방문하는 만큼 한미일 안보협력을 넘어 한미일 동맹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너무 앞질러 가는 이야기”라면서도 “한미일 안보협력 관계와 포괄적 협력관계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도 동행하면서 기시다 유코 여사와의 만남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여사와 기시다 여사는 작년 11월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함께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조우한 바 있다. 당시 기시다 유코 여사는 김 여사에게 직전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에 애도를 표했고, 김 여사도 참사에서 일본인이 희생된 데 대해 위로의 말을 건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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