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진행하는 웹예능 '팔레트'에 출연한 샤이니. 2008년 데뷔 동기인 두 가수는 카카오라는 한 울타리에서 활동한다. 사진 이담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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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확보에 최종 성공하면, K팝 산업은 현재의 1강(하이브) 3중(SM·JYP·YG) 구도에서 2강(하이브ㆍ카카오+SM) 2중(JYPㆍYG) 구도로 재편된다. 아이유, 아이브에 NCT, 에스파까지 견고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한 카카오는 세계 음악시장에 이름을 떨칠 기회를 마련했다. 카카오 우산 아래 서게 되는 SM은 계획했던 ‘SM 3.0’의 독립적 운영을 바탕으로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 성장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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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내수용 탈피한 ‘퀀텀점프’
하이브가 SM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카카오는 K팝 업계 2위의 지위를 획득에 한 발 다가선다. 원톱 아이유와 4세대 대표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아이브가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선 뒤쳐졌던 설움을 단숨에 극복할 수 있다. SM에는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등이 속해 있다. 이들은 연간 31개의 앨범(지난해 기준)을 내고 1400만장 판매량을 자랑한다.
하이브·카카오·SM 자회사 및 주요 IP 그래픽 이미지. |
매니지먼트 7개 사와 음악 레이블 4개 사를 산하에 두고 있는 카카오엔터는 레이블 별 SM과의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피처링, 합동 음원 발표 등에 그치지 않고 SM의 콘텐트 제작 및 매니지먼트 능력을 활용하여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 관계자는 “공동으로 K팝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데뷔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양사 IP 경쟁력을 강결합하여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글로벌 스케일 엔터사가 탄생한 것”이라면서 “카카오의 K팝 매니지먼트 사업에선 조 단위 매출로의 퀀텀점프가 가능해졌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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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SM, 하이브+네이버+YG 진영 견제
SM은 막강한 자본력의 카카오와 함께 4차 산업의 글로벌 활로를 찾는 환경을 꿈꾸고 있다. 이수만 1인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을 시도하면서 안정적으로 IP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플랫폼 회사와 손을 잡아야만 했다. SM은 “네이버는 하이브·YG와 협력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카카오와의 협력은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SM이 유튜브를 통해 발표한 카카오와의 협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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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이후 엔터와 플랫폼의 결합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하이브는 네이버와 손잡고 팬플랫폼 위버스의 몸집을 키웠다. 방탄소년단과 엔하이픈을 주인공으로 한 네이버웹툰은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인기몰이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 일찌감치 손잡았던 YG와도 협업을 강화했다. 빅뱅, 블랙핑크 등 YG 아티스트는 위버스에 입점해 있고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노래는 YG플러스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카카오는 SM을 통해 하이브+네이버+YG 모델 벤치마킹을 통해 팬플랫폼 사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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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SM, 한국의 디즈니 될까
카카오는 SM과 협의한 대로 ‘SM 3.0’을 지원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기로 했다. 네이버+하이브의 비슷한 그림으로 각 사의 장점을 살린 협업을 시도하게 된다. 카카오 아티스트는 SM 팬 플랫폼 디어유에 합류하고, SM은 자사 IP 바탕의 카카오와 협업한 웹툰, 웹소설 콘텐트를 만들 수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에스파 세계관. 사진 에스파 유튜브 ‘ep2. Next Level’ ? SM Culture Universe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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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세계관과 카카오가 보유한 글로벌 웹툰, 웹소설 유통망의 만남은 한국판 디즈니의 탄생도 기대해볼 수 있게 한다. 최근엔 여러 회사에서 세계관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으나, SM은 지난 30년간 독보적인 세계관 서사를 쌓아왔다. 엑소의 초능력, 에스파의 가상인간 등 그룹 별 세계관을 비롯해 SMCU(SM컬쳐유니버스)로 대표되는 ‘광야’ 세계관을 통해 기존 데뷔한 가수까지 서사를 입히는 작업을 했다. 이러한 세계관들은 아티스트 IP의 수명을 연장하고 마블처럼 충성도 높은 팬을 끌어들인다는 장점이 있다. 가요 관계자는 “전 세계에 포진한 SM 팬 ‘핑크 블러드’를 통해 음악, 영상, 웹툰, 웹소설로 SM 세계관이 소비된다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 기대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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